갈수록 대담해지는 중국…디디추싱 美증시 상장폐지 끝내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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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5개월 만에 상폐 초유 사태로 글로벌 시장에 큰 충격
앤트그룹 상장 중단보다 더 복잡…'차이나 리스크' 또 부각 "비록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이 있었지만 이번 발표는 역시 갑작스럽게 느껴졌다. "
중국의 유력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3일 디디추싱(滴滴出行)의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폐지 발표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당혹감을 드러냈다.
중국이 세계 증시에 큰 충격을 줄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폐지를 끝내 강행했다.
세계 시장의 비판을 기꺼이 감수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자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철저히 통제권 안에 두려는 중국 정부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이터 통신은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이는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폐지는 중국 규제 당국이 자신이 가진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대담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미 작년 11월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실행 직전 취소시켜 세계 시장에 일대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앤트그룹은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인 340억 달러(40조2천억원)를 조달할 예정이어서 세계 자본시장의 시선이 집중된 터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앤트그룹의 실질적 주인인 마윈(馬雲)이 공개 포럼에서 당국을 정면 비판하자 중국 당국은 상장 불과 이틀 전에 앤트그룹의 상장을 중단시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디디추싱 상장 폐지 여파는 앤트그룹 상장 중단 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최대 770억 달러(약 90조8천억원)에 달했던 디디추싱 같은 대형 기업이 규제 문제로 IPO 5개월 만에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앤트그룹의 경우 그나마 실행 직전 상장이 중단됐지만 디디추싱은 지난 6월 30일 이미 상장이 이뤄져 전 세계에 걸친 다양한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걸려 있다.
중국은 작년 10월 마윈의 '설화'(說禍) 사건을 계기로 빅테크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분배에 초점을 맞춘 '공동 부유' 국정 기조까지 전면화하면서 개혁·개방 시작 이후 40여년간 유지되어온 중국 당국과 시장 간 균형이 무너져가고 정부의 힘이 시장을 압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개혁'이 단행되면서 130조원 넘는 것으로 추정되던 중국의 거대한 사교육 산업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중국의 관련 기업이 대거 도산하고 여기에 투자한 세계 투자자들이 거대한 손실을 봤다.
또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개혁'에 나서면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급랭해 채무불이행(디폴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빅테크 규제는 연중 지속 중인 가운데 새로운 규제가 나오거나 규정 위반 처벌 사례가 갑작스럽게 발표될 때마다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처럼 시장의 예상 범위를 넘는 중국 당국의 초강경 조처가 수시로 나오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올해 여러 차례 중국발 규제 공포가 고조됐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8월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의 최근 규제가 너무 종잡을 수 없어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세계적 유명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 보류를 선언하는 일도 잇따랐다.
디디추싱 상장 폐지 결정이 '규제 공포'를 또 자극하면서 당장 이날 주요 기술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 증시에서 대장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가가 각각 2.61%, 2.32% 하락한 가운데 징둥(-5.97%), 콰이서우(-6.49%), 비리비리(-7.21%) 등이 급락했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는 비전펀드를 통해 디디추싱 지분 21.5%를 보유한 소프트뱅크 주가가 장중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한편,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홍콩증시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절차 진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당장 뉴욕증시 상장 폐지, 홍콩증시 상장이라는 결정은 디디추싱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총의 관문을 넘더라도 현재진행형인 중국 당국의 규제 탓에 홍콩 증권거래소가 디디추싱의 상장을 받아주길 꺼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차이신은 디디추싱이 작년 중반에 이미 홍콩 상장을 추진했지만 중국 증권감독 당국이 규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무산된 바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앤트그룹 상장 중단보다 더 복잡…'차이나 리스크' 또 부각 "비록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이 있었지만 이번 발표는 역시 갑작스럽게 느껴졌다. "
중국의 유력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3일 디디추싱(滴滴出行)의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폐지 발표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당혹감을 드러냈다.
중국이 세계 증시에 큰 충격을 줄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폐지를 끝내 강행했다.
세계 시장의 비판을 기꺼이 감수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자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철저히 통제권 안에 두려는 중국 정부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이터 통신은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이는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폐지는 중국 규제 당국이 자신이 가진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대담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미 작년 11월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실행 직전 취소시켜 세계 시장에 일대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앤트그룹은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인 340억 달러(40조2천억원)를 조달할 예정이어서 세계 자본시장의 시선이 집중된 터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앤트그룹의 실질적 주인인 마윈(馬雲)이 공개 포럼에서 당국을 정면 비판하자 중국 당국은 상장 불과 이틀 전에 앤트그룹의 상장을 중단시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디디추싱 상장 폐지 여파는 앤트그룹 상장 중단 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최대 770억 달러(약 90조8천억원)에 달했던 디디추싱 같은 대형 기업이 규제 문제로 IPO 5개월 만에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앤트그룹의 경우 그나마 실행 직전 상장이 중단됐지만 디디추싱은 지난 6월 30일 이미 상장이 이뤄져 전 세계에 걸친 다양한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걸려 있다.
중국은 작년 10월 마윈의 '설화'(說禍) 사건을 계기로 빅테크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분배에 초점을 맞춘 '공동 부유' 국정 기조까지 전면화하면서 개혁·개방 시작 이후 40여년간 유지되어온 중국 당국과 시장 간 균형이 무너져가고 정부의 힘이 시장을 압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개혁'이 단행되면서 130조원 넘는 것으로 추정되던 중국의 거대한 사교육 산업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중국의 관련 기업이 대거 도산하고 여기에 투자한 세계 투자자들이 거대한 손실을 봤다.
또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개혁'에 나서면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급랭해 채무불이행(디폴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빅테크 규제는 연중 지속 중인 가운데 새로운 규제가 나오거나 규정 위반 처벌 사례가 갑작스럽게 발표될 때마다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처럼 시장의 예상 범위를 넘는 중국 당국의 초강경 조처가 수시로 나오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올해 여러 차례 중국발 규제 공포가 고조됐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8월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의 최근 규제가 너무 종잡을 수 없어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세계적 유명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 보류를 선언하는 일도 잇따랐다.
디디추싱 상장 폐지 결정이 '규제 공포'를 또 자극하면서 당장 이날 주요 기술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 증시에서 대장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가가 각각 2.61%, 2.32% 하락한 가운데 징둥(-5.97%), 콰이서우(-6.49%), 비리비리(-7.21%) 등이 급락했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는 비전펀드를 통해 디디추싱 지분 21.5%를 보유한 소프트뱅크 주가가 장중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한편,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홍콩증시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절차 진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당장 뉴욕증시 상장 폐지, 홍콩증시 상장이라는 결정은 디디추싱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총의 관문을 넘더라도 현재진행형인 중국 당국의 규제 탓에 홍콩 증권거래소가 디디추싱의 상장을 받아주길 꺼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차이신은 디디추싱이 작년 중반에 이미 홍콩 상장을 추진했지만 중국 증권감독 당국이 규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무산된 바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