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대박나나 했더니…아이폰13 흥행에도 씁쓸한 애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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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아이폰13 공급 부족에 구매 포기도 늘어" 분석애플이 공들였던 중국에서의 아이폰13의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품 공급망의 부족으로 구매 자체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 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이는 아이폰13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3 출시로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월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6년 만에 1위를 재탈환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설명했다.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에게 큰 약점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자체가 화웨이, 샤오미, 비보 등 자사 브랜드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애플의 점유율은 항상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아이폰13 출시 당시 가장 공들였던 것도 중국 시장이었다. 지난 9월 아이폰13 출시 당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13의 가격을 전작 아이폰12 대비 약 300~800위원(약 5만~14만원)정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애플이 중국 시장 부진이라는 약점을 털어냈지만, 아이폰13 수요 부진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에 따라 아이폰13의 공급 자체가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부품 공급사들에게 아이폰13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상황을 전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일부 소비자들이 (공급 문제로) 구하기 어려워진 이 상품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어 오히려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는 아이폰13 시리즈 판매가 활기를 띄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아이폰13 대기 수요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목표를 기존 9000만대에서 최대 1000만대 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블룸버그는 또 "애플이 올해 다 채우지 못한 출하 물량을 내년에 상쇄할 계획이었는데 품절 대란이 예기치 못한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부품 주문을 미처 다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납품사들에게 통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수요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아이폰 13으로 기기 변환을 포기하고 차기작을 기다릴 소비자들은 늘어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공급 부족을 겪지 않았다면 판매량은 더욱 높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