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서 명세표 없앤 신한은행

거래 내역, 문자·톡으로 전달
'페이퍼리스' 환경 구축에 박차
신한은행이 자동화기기에서 발행하는 거래명세표를 모두 없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업무환경) 운동’의 일환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전국 영업점에 배치된 총 6267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 기기에서 종이 명세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삭제했다. 기존에는 ‘명세표 생략(거래종료)’과 ‘발급’ 중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래내역을 문자메시지나 ‘알림톡’ 기능을 통해 받거나 거래 종료만 선택할 수 있다. 은행의 최신 스마트 ATM에선 입금, 출금, 송금, 조회 등 총 60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한 업무를 끝낼 때마다 종이 명세표를 발급받을지 선택하도록 했다.금융소비자 대부분은 명세표를 받은 뒤 바로 버리거나 ATM 옆에 배치된 세절기에 넣는다. 그동안 종이 낭비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사용한 명세표는 총 7만9499롤. 1개 롤은 150m로 롤당 1470여 장의 명세표가 인쇄된다. 작년 한 해 신한은행에서만 1억1686만 장이 나온 셈이다. 이를 일렬로 이어붙이면 서울~뉴욕 간 거리(약 1만1000㎞)를 훌쩍 넘어서는 약 1만1925㎞에 달한다.

명세표가 인쇄되는 특수용지에는 환경호르몬 성분인 비스페놀S가 배출된다는 게 알려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비스페놀을 독성물질로 분류해 2016년부터 제조, 판매,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종이 명세표가 없더라도 문자메시지나 알림톡으로 거래내역을 모아볼 수 있어 고객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소비자가 각종 증빙을 위해 종이 명세표가 필요한 경우 거래내역 조회 기능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신한은행은 페이퍼리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펀드와 신탁 상품에 가입할 때 출력하던 투자설명서 및 계약서를 모바일 전자통지와 이메일로 교부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자 상품 가입 시 출력하던 A4용지가 매년 5000만 장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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