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크록스, 대충 만들어도 잘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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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크록스는 크로슬라이트라는 고무 소재를 사용해 슬리퍼, 샌들, 액세서리 등을 제조해 판매한다. 회사의 신발은 착용감이 좋고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최근에는 어글리슈즈 인기와 함께 디자인적인 요소도 부각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크록스’는 1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6위에도 진입했다. 크록스가 마케팅 전략으로 유명 연예인이나 브랜드와 콜라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고,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빠르게 늘렸기 때문이다.3분기 매출액은 6.3억달러(+73% YoY), 영업이익은 2.1억달러(+173% YoY)를 기록했다. 경쟁 신발 업체들과의 실적 차별화를 시현한 것이다. 이는 베트남을 중심으로한 생산 차질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는 의미다. 일반 신발 업체는 생산 과정이 복잡하고, 디자인·원자재 구매·생산·배송·판매로 이어지는 과정에 8개월 이상 소요되는 반면 크록스는 원재료가 단순하고 생산도 사출성형 방식이라 생산 속도가 빠르고 생산 기지 이전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2022년 연간 가이던스로 매출액 20% 이상 증가, 매출총이익률 28%(non-GAAP, 운송 차질 영향 해소 기준)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매출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크록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신발 브랜드 대비 저평가 받아왔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차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 MZ세대의 선호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점, 디지털 중심의 성장으로 영업 레버리지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저평가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