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록 "'지옥'의 최대 수혜자? 다신 못 들을 너그러운 찬사"

"연민만 자아내지 않으려 노력…너무 많은 것 표현하지 않으려 했다"
"인생 2막 시작된 듯…모든 역할과 장르 아우르는 배우 되고 싶어"
"인생에서 어쩌면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칭찬을 받은 것처럼 굉장히 기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너그러운 찬사를 받기가 힘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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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배우 김신록(40)이 6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아마 '지옥'에 출연한 배우 중에 가장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저를 발견하셨다는 기쁨들이 있으신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신록은 '지옥'에서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새진리회의 지옥행 중계 제안을 받아들인 박정자 역을 맡아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처절한 모성애, 죽음을 눈앞에 둔 인간의 극대화된 공포를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정자 역할이 큰 주목을 받게 될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남편도 배우인데 '지옥'을 보고 이제까지 했던 모든 연기 중에 제일 잘했다고 말해줘서 뿌듯했다"며 웃었다.
"(박정자가) 지옥행 고지를 받고 죽는 역할이고 아이들의 엄마이다 보니까 연민을 자아내다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단편적이거나 평면적이지 않게 보이기 위해서 추상적인 모성을 연기하기보다는 지켜야 하는 걸 지키려는 인간을 연기해보자고 생각했죠. 인간으로서 매 순간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을 훨씬 더 세분화해서 이해해보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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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제 막 태어난 것 같은, 무엇인가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표정이나 상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또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던 결말에 대해서는 "작품의 세계관도 확 열리는 것 같고, 배우로서도 임팩트가 생기는 것 같아서 굉장히 신이 났다"면서도 연기를 할 때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시즌 2가 '20년 후' 이런 식으로 나올까 봐 걱정하고 있는데요.

(웃음) 만약 제가 다시 나오게 된다면 박정자가 메시아처럼 추앙받지 않을까? 그래서 또 다른 파쇼적인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상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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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지리학과) 출신임이 알려지며 또 한 번 화제가 됐던 김신록은 "중학교 때 아버지가 지역에 있는 극단에 데려가 주셨는데 그때부터 어렴풋하게 배우를 꿈꾸다가 대학생 때 사회대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결정적으로 이 길을 택하게 됐다"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오다가 2020년 드라마 '방법' 출연을 기점으로 JTBC 드라마 '괴물', 넷플릭스 '지옥', 쿠팡플레이 '어느 날'까지 계속해서 매체 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업계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에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지옥'에도 1부와 2부가 있듯 올해는 제 인생에 있어 2부가 처음 시작되는 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주 특색있는 작은 역부터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큰 역할까지, 또 아주 드라마틱한 작품부터 소소하고 일상적인 작품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