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신음 시리아서 마약산업 번창…대통령 최측근이 운영"

NYT "수십억 달러 규모 캡타곤 생산해 전 세계로 밀수출"
알아사드 동생 지휘하는 부대가 생산·수출 통제
10년의 내전을 겪으며 황폐해진 시리아에서 마약 제조·수출이 최대 외화벌이가 됐으며, 이 일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총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의 주요 마약 수출품은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캡타곤(Captagon)이다.

캡타곤은 두려움과 피로감을 줄여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전투에 나서는 소속 대원에게 복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캡타곤은 'IS 마약' 또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마약'으로도 불린다. 시리아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캡타곤을 생산·수출해 이미 새로운 마약 국가로 탈바꿈한 상태라고 NYT는 보도했다.

시리아가 마약 생산·수출에 매달리는 것은 10년간 내전으로 산업생산 시설이 이미 폐허가 됐고 시리아 경제도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적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제를 회복시킬 방법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시리아의 정치인들이나 사업가들은 외화를 벌기 위한 방법으로 마약 제조·수출을 선택했다는 것이 NYT의 설명이다.
캡타곤은 현재 시리아의 제1 수출품이다.

시리아에서 생산한 캡타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는 물론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 지중해 국가를 거쳐 유럽으로 퍼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발견됐다.

NY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2억5천만개가 넘는 캡타곤 알약이 압수됐다.

이는 4년 전보다 약 18배나 많은 양이며, 상당수가 시리아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시리아 항구 발 컨테이너에서 발견됐다.

문제는 시리아 마약 제조와 수출 뒤에 사실상 시리아 정부의 지원이 있어 이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NYT는 시리아 육군 정예부대인 제4기갑사단이 시리아 내 마약 제조와 수출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 부대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동생이자 시리아 최고 권력자 중 한 명인 마헤르 알아사드가 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마약 생산 시설이 시리아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통제하는 레바논 지역에 분산돼있으며 일부는 시리아 군사 통제 구역 내에 있다고 전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시리아가 생산하는 마약이 캡타곤에서 메스암페타민과 같은 더 강력한 마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현재 드러난 것들은 전체 마약 생산·수출의 일부분이며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마약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