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이 브로커 역할" vs "광고 플랫폼일 뿐"

토론회서 처음 맞붙은 변호사협회-로톡

변협 "변호사 아닌 주체가 대가받고 변호사 알선은 위법"
로톡 "법률 광고 플랫폼은 변호사와 수익 공유 안해"

'공공 법률 플랫폼' 놓고도 변협-리걸테크 실효성 공방
서울지방변호사회가 6일 변호사회관에서 연 ‘변호사소개 플랫폼 및 리걸테크의 미래상 모색을 위한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와 이성우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 우지훈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변호사. 오현아 기자
“로톡은 사건 수임의 대가를 받지 않는 광고 플랫폼이어서 변호사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안기순 로앤컴퍼니 이사)

“광고의 자유도 공공성이 침해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주어지는 것입니다.”(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서울지방변호사회가 6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연 ‘변호사소개 플랫폼 및 리걸테크의 미래상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변호사협회와 법률 플랫폼 업체 로톡이 격론을 벌였다.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헌법재판소 헌법소원 심판 청구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두 당사자가 직접 의견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률 플랫폼 “불법 vs 정당”

이날 토론회는 서울변회가 로톡 등 다양한 리걸테크 업체들로 구성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주최한 행사다. 변호사단체와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 측이 토론자로 참석했다.토론 주제는 △변호사법상 소개와 광고의 구분 기준과 적용 범위 △변호사 소개 플랫폼 관련 대한변호사협회의 회원 규제에 대한 법적 평가 △변호사 소개 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 세 가지였다. 양측은 특히 법률 플랫폼의 변호사법 위반 여부와 변호사 소개 플랫폼 가입을 금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내규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변회 입장을 대변해 토론자로 나선 김기원 변호사(36·변시 5회)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은 단순히 광고 수익을 노리는 수준을 넘어선 ‘법조 브로커’”라며 “변호사가 아닌 주체가 대가를 받고 변호사를 알선하는 행위로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타트업포럼에서 리걸테크협의회 법제도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기순 로앤컴퍼니 이사(51·사법연수원 27기)는 “법률 광고 플랫폼은 변호사와 수익을 공유하지 않고, 순수하게 광고비만 받는다”고 맞섰다. 안 이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대한변협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지난 8월 개정해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방침을 정한 것을 두고도 주장이 엇갈렸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지난달 말 대한변협에 “‘로톡 가입 금지’ 조치는 위법”이라는 의견을 내놨다.안 이사는 “유권해석 기관인 법무부, 공정위에서도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는 행위에 대해 위법하다고 한다”며 “변협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변회 측 토론자로 나선 우지훈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변호사(37·변시 1회)는 “변협은 사업자단체가 아니고, 대법원도 판례상 변호사를 상인이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보다는 법원,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 법률 플랫폼’ 통할까

이날 마지막 세션에선 대한변협에서 준비 중인 공공플랫폼에 관한 의견도 나왔다. 이 플랫폼은 협회 측에서 검증한 변호사 정보를 법률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원 변호사는 “민간기업의 법률 플랫폼 서비스를 허용하면 공공성은 물론 사법정의 훼손도 우려된다”며 “대법원의 전자소송 프로그램처럼 협회에서 공익사업으로 공공 법률 플랫폼을 운영해 변호사를 소개하는 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스타트업포럼 측 토론자로 나선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52·연수원 24기)는 “현재 변호사는 3만1000명으로 최근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민사소송 10건 중 7건이 ‘나홀로 소송’일 정도로 법률 서비스 접근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변호사 선임 전 아보, 리걸줌 등 법률 플랫폼에서 평판 등을 확인한다”며 “법률 서비스에 대한 편의성 향상을 위해 플랫폼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아/최진석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