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조직개편 나선 삼성전자…가전·모바일 합친 속내는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등
IM+CE부문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듯
삼성전자가 7일 CE(소비자가전)과 IM(IT·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하는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섰다. 조직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선 CE와 IM을 합친 부분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변화 의지가 읽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출장길에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 바 있다.삼성전자는 기존에는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CE부문과 IT·모바일을 담당하는 IM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IM부문은 갤럭시 시리즈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제품이 주력이다. 다만 글로벌 점유율은 1위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에 밀리는 한계를 보여왔다. 더욱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의 중저가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도 흘러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IM과 CE를 통합해 양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IM 사업부에 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판단은 앞서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으로 호응을 얻은 바 있다.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자사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를 하반기 주력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3에 결합해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출시,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으로 움직이는 '스마트홈'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가전과 스마트폰의 사업부 간의 시너지 효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CE부문 또한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가 유럽 등에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라인업 다각화를 준비중이다.특히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를 장착한 TV를 선보이며 급 성장중인 OLED(유기발광다디오드) TV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이 세트 부문장의 수장으로 임명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내 대표적인 TV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15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한 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 받는다. 내년 초 열리는 'CES 2022'에서 '공존의 시대'를 주제로 기조연설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 대해 "세트사업(IM+CE)은 통합 리더십 체제를 출범,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고객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