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10년의 기록 '반기문 결단의 시간들' 출간

반 전 총장이 직접 쓴 첫 책…미국서 영문판 먼저 나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재임 10년을 기록으로 남긴 저서 '반기문 결단의 시간들'을 펴냈다. 지난 6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출판부가 영문판(원서 제목 `Resolved')으로 먼저 출간한 이 책은 사무총장 활동 10년을 생생하게 기록한 것으로, 저자가 직접 쓴 최초이자 유일한 저서다.

이번 한국어판은 원서보다 남북한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다루고, 저자의 정치 참여 과정과 그에 대한 소회도 담았다.

반 전 사무총장은 2007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재임(제8대)하는 동안 유엔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그 가치와 이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9월에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 목표인 '지속가능발전 목표' 채택을 주도했고, 그해 12월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전 지구적 합의안인 '파리기후변화협약' 타결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위험천만한 분쟁지역과 재난지역을 앞장서 방문해 전 세계에 지원을 요청하고, 성소수자 포용 노선을 밀어붙였으며, 유엔 여성기구를 창설하는 한편, 여성이 지도자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유엔을 혁신하는 등 유엔의 사명인 '평화, 인권, 개발'을 목표로 내달렸다.

이번 기록은 전 세계 분쟁과 갈등을 중재키 위해 단호히 결심하고 성실하게 활동한 한 개인의 역사인 동시에, 빈곤과 기후위기 등 지구적 문제를 해결키 위해 힘써온 유엔의 역사이기도 하다. 반 전 사무총장은 "우리에게는 행동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부패한 자들을 기소할 것을, 평화를 추구할 것을, 여성의 권한을 강화할 것을, 젊은이에게 투자할 것을, 효율적 집단행동을 위해 다른 나라와 협력할 것을, 공정한 개발과 포괄적 인권을 보장할 것을, 전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과 정책을 세울 것을, 그리고 대리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함께 "나는 국제적 연대야말로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사안임을 경험으로 배웠다.

국제적 연대가 내 조국을 구했고, 그것이 장치 우리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사무총장 퇴임 후 2019년부터 2년 동안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 국제올림픽위원회 윤리위원장,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의장, 반기문세계시민센터 이사장, 보아오포럼 이사장, 세계기후적응센터 공동의장 등 10여 개 역할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박상은 옮김. 김영사 펴냄. 712쪽. 2만8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