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라믹기술원, 공동연구 통해 메타물질 대량 제조법 개발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정연길)은 전통적인 세라믹 고온 고압 처리 공정을 이용해 메타물질의 대량 제조법과 물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번 기술 개발에는 세라믹기술원 김종영·이은실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정인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노준석 교수 연구팀이 참여했다. 세라믹기술원과 서울대는 소재를 개발했고, 포항공대는 관측 결과의 이론적 시뮬레이션을 담당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성질을 보이는 인공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은 투명망토나 슈퍼렌즈, 스텔스 기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기술원에 따르면 메타물질은 이론적으로 계산된 특정 소재를 깎거나 2차원의 나노두께로 쌓아올린 구조로 만드는 등 첨단 나노가공기술이 필요함에 따라 양산 가능한 크기의 소재로 개발된 바가 없다. 특히 메타물질은 구조가 물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정밀 제어도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을 제어해 대량 제조법과 물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은 굴절율이나 유전율과 같은 광학적 성질이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물질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

개발된 소재는 한 방향으로 쌓이는 기존 메타물질과 달리 표면이 벗겨진 질화보론(BN)과 흑연층이 스스로 교차되어 쌓이는 구조로 설계했다. 세라믹 소결(고온 고압) 과정으로 압축해 벽돌처럼 찍어내는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종영 박사는 “꿈의 소재인 메타물질을 나노가공기술 없이 일반적인 실험실에서 쉽게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으며, 복잡한 구조의 계산이 필요 없는 화학조성으로 제어가 가능한 신기술”이라며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 구현의 초석이 되어 상상속의 기술이 실제 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화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진주=김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