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경주 월성서 발견된 135cm 신라 여성, '인간 제물'?

<<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지난 9월, 경주 월성 서쪽 성벽 중심을 따라 '인신공희'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1구가 보고됐습니다. 키 135cm에 체격이 왜소한 20대 여성으로 확인됐죠.
*인신공희 : 제사에서 공양의 희생물로 인간을 바치는 일

발굴조사를 통해 알려진 사람이 희생된 사례는 무덤에서 발견되는 '순장'인데요.

왕이나 귀족 등이 사망하면 그를 따르던 사람들을 함께 매장하는 풍습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신이 발굴된 곳은 무덤이 아닌 성벽으로, 2017년에도 인신공희 인골 2구가 발굴된 곳입니다.

당시 학계에선 한국 역사상 처음 성벽에서 발견된 인신공희 흔적이라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월성 서성벽에서는 현재까지 50대 남녀 인골 20대 여성 인골과 함께 동물 갈비뼈, 액체류를 담은 토기가 세트로 확인됐습니다.

월성 성벽의 인신공희는 '인주설화'를 뒷받침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도 평가됩니다.

*인주설화 : 건물이나 제방을 지을 때 무너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사람을 묻는 내용이 담긴 설화

출토 유물과 자연과학적 분석을 통해 월성 축조 기간이 4세기 중엽에서 5세기 초라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졌습니다.

월성의 축조 연대는 그동안 논란이 돼 왔는데요.

파사왕 22년(101년)에 월성이 지어졌다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기록보다 250년 늦은 시기입니다.

지금까지 역사학계에선 월성이 처음 지어진 시기를 3세기 말 혹은 5세기 후반으로 보며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이번 결과는 이같은 연대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학계는 4세기 중엽 월성이 처음 지은 사실이 신라가 고대국가로 도약했음을 보여주는 핵심 근거로 보고 있습니다.

거대한 성벽을 축조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행정 체제가 필요한데, 이는 강력한 국가 권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죠.

삼국사기 기록과 실제 성벽 조사 결과의 차이는 기록의 신뢰성 문제로 보기보다 신라인들이 월성의 축조 연대를 101년으로 인식하게 된 이유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월성 축조 연대 논란도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발굴로 축조 연대를 파악할 수 있게 돼 초기 신라사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세영 기자 이도경 작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