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고3 연설 우월하다 했다가 히틀러 소리까지 들어"
입력
수정
'나는 국대다' 고3 김민규 군, 출범식서 연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한 고등학교 3학년생 김민규(18) 군을 두고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발언한 가운데,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우리 고3,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
민주당 대학생위원회 "야비한 정치적 행보"
"히틀러와 다름없는 이준석의 우월성"
이탄희 "젠더 갈라치기 넘어 고3 갈라치기"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 대학생위원회는 8일 '히틀러와 다름없는 이준석의 우월성'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유대인보다 우월한 게르만족은 과거 19세기 나치독일을 만들어낸 히틀러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특정 집단을 우월하게 여기며 치켜세우는 동시에 나머지 집단은 비열하고 무능하게 표현했으며 이는 결국 파시즘에 민족주의를 합친 세계 최악의 전쟁범죄집단 나치당을 만들게 됐다"며 "21세기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이러한 '우월성'을 무려 청소년들에게 언급하며 또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청소년들도 분열시키려는 야비한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위원회는 "30대의 젊은 당대표가 우월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민주당의 청소년을 비열하고 무능한 집단이라고 선동하는 모습이 과거 나치의 히틀러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작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정당정치를 보여주지 않고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모습만 보여주는 이준석 대표의 행보는 마치 자신의 친위대를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월한 청소년 지지자를 모시고 있는 국민의힘은 당내에 청소년 관련 기구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애초에 청년들과도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해 결국 지지를 철회하기까지 한 청년단체가 있는 것을 보면 국민들과의 소통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국민의힘의 분열 정치는 결국 본인들의 분열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 역시 "젠더 갈라치기를 넘어 이제는 고3도 '우리 고3'과 '민주당 고3'으로 나뉘는 것이냐.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이준석 대표의 갈리치기 DNA가 느껴진다"고 반발했다.그러자 이 대표는 위원회의 논평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연설 링크 걸어놓고 우리 고3 당원이 상대 당의 고3 선대위원장보다 연설 실력이 우월하다고 썼다고 히틀러 소리까지 듣는다"며 "할당제 반대한다고 여성 혐오자 소리 듣던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인데 이런 논리면 형수 욕설 하나만으로 민주당 후보는 인성 파탄자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김 군이 선대위 출범식에서 2030 세대를 대표해 연설한 영상을 공유하면서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며 "김민규 당원, 꼭 언젠가는 후보 연설문을 쓰고 후보 지지 연설을 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재명 후보가 최근 광주에서 첫 지역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고3 학생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저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광주를 찾아 2030을 전면으로 앞세운 지역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고3 남진희 양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이재명의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해 진행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를 언급하며 "이번에 이재명 후보는 고3에게 선대위원장을 줬고, 저희가 토론 배틀을 했을 때 19살의 김민규 군이라는 학생이 토론 배틀에 참여한 바 있다"며 "김 군은 8강에 갔고 이후 떨어졌다. 김 군에게는 경쟁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이어 "어제 선대위원장이 되신 분은 그냥 지명받은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어떤 게 진정한 정치 참여의 길이라고 생각할지, 제가 30대 당대표가 됐을 때 민주당 또는 정부에서 대응책으로 했던 게 박성민 비서관 채용이었다. 전당대회에서 30대 당대표가 되는 것과 청년 비서관을 지명하는 것의 효과는 달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방법이고,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득표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 하나 수혜 주는 것으로 2030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