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헝다, 파산 구조조정 수순…HNA 전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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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부채 확정 후 채무·구조조정 시동 관측
160만 주택 수분양자 최우선 구제…"해외투자자 손실 가장 클 것"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달하는 360조원대 부채를 진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6일까지 유예된 달러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이에 따라 헝다가 결국 법적 파산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한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 "남은 헝다 자산 놓고 긴 전투 시작"
8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지난 6일까지 계열사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이 발행한 달러 채권 이자 8천249만 달러(약 976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헝다나 채권 보유인,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아직 디폴트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디폴트를 기정사실로 보고 향후 전개될 채무조정 절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실제로 헝다는 지난 3일 밤 디폴트 위험을 예고한 공시에서 해외 채권자들과 소통해 역외 채무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혀 디폴트를 전제로 이후 상황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무질서하게 확장하던 부동산 제국의 종말이 시작됐다"며 "남은 자산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를 둘러싼 긴 전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업계에서는 당국이 우선 헝다의 부채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다음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본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1조9천665억 위안, 약 364조원)는 총자산(2조3천775억 위안, 약439조원)을 밑돈다.
하지만 자산 중 상당 부분이 가치 평가가 유동적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재평가하면 부채가 자산을 웃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중국 당국이 보고 있다고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이 7일 전했다.관계사 지급보증까지 포함하면 헝다의 실제 부채 규모 역시 공개된 것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광둥성 정부가 헝다에 파견한 업무팀과 국유기업,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이미 헝다의 대차대조표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한 변호사는 차이신에 "헝다는 아직 완전히 파산구조조정 단계로 가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리스크해소위가 먼저 정밀하게 실제 자산과 부채 현황을 파악한다.
헝다의 전체 상황뿐만 아니라 지역별, 업종별 자산 및 부채 현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당국 파산 전 구제 대신 위험 전이 차단에 주력
헝다의 자산과 부채 현황이 파악된 뒤로는 일부 채권자의 신청을 통해 파산 구조조정 절차가 추진되면서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 절차가 본격화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중국 당국은 현 단계에서 헝다를 직접 구제하기보다는 헝다의 위험이 전체 부동산 업계와 나라 전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다만 파산이 꼭 헝다라는 회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파산은 남은 자산을 모두 처분해 채권자에게 나눠준 뒤 해당 법인을 없애는 파산 청산 절차와 채무조정 및 추가 투자를 통한 파산 구조조정으로 크게 나뉜다.
회사의 존속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면 청산 대신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헝다의 경우 청산보다는 구조조정이 될 확률이 높다.중국 안팎에서는 가장 최근 파산 절차를 통해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을 진행한 대형 민영기업인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선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했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중국 전문가인 런리취안은 로이터 통신에 "헝다 디폴트는 HNA그룹와 더 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부채가 1조1천억 위안(약 203조원)에 달한 HNA그룹의 일부 채권인은 올해 1월 법원에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했다.
채권단은 지난 10월 회의를 통해 국유기업의 전략 투자를 바탕으로 헝다를 항공·공항·금융·기타 사업의 4개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결정에 합의했고 법원은 이를 최종 승인했다.
채무조정 과정에서 HNA 채권자들은 부채의 40%를 회수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헝다의 디폴트 이후 중국 당국의 대처 방식도 기본적으로 HNA 사례를 상당 부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HNA 유동성 사태 때 위기 처리를 담당한 하이난성 정부는 당시 '하이난성·HNA그룹 연합업무팀'을 꾸렸다.
하이난성이 파견한 관리들이 이끄는 이 조직에는 항공 관련 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중국 광둥성은 헝다 디폴트 위기가 임박하자 헝다 안에서 사태 대응을 지휘할 업무팀을 파견했고, 이어 국유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가 참여한 실무 대응팀 성격의 리스크해소위원회를 꾸렸는데 이는 HNA그룹 연합업무팀의 구조와 유사하다.
◇ 국유기업 동원 헝다 건설 프로젝트 인수 관측
이처럼 이미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중국 당국은 자국 경제·사회에 끼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헝다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1천300여개에 걸친 헝다의 건설 프로젝트가 최대한 정상적으로 마무리돼 수분양자들이 부동산 상품을 온전히 넘겨받도록 하는 가운데 채무를 조정하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헝다의 수분양자는 160만명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헝다가 공중분해되고 부동산 프로젝트들이 표류해 수분양자들이 사회 불만 세력이 되어 거리에 쏟아져나오는 일은 내년 가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문을 열 20차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사회·경제 정상화가 절실한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중국 당국이 건설 단계 후반부에 접어든 헝다의 프로젝트의 경우 시공사와 협상 중재, 금융권 추가 대출 유도 등 지원을 통해 완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건설 초기 단계인 프로젝트는 각 지역의 국유기업들이 인수해 책임지고 완공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차이신은 예상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헝다발 충격이 주택 수분양자, 수십만명에 달하는 건설 현장 근로자, 협력업체 관계자, 헝다가 발행한 부동산 기초 금융투자상품 투자자 등 다수의 일반 국민에게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채무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헝다의 전체 채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3천600만 달러(약 22조7천억원) 수준으로 헝다 전체 채무의 10분의 1에 한참 못 미친다.
역외 시장에서 헝다 발행 채권은 1달러의 액면가당 약 20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헝다 채권을 보유한 이들이 80%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위험이 반영된 것이다.홍콩 오리엔털캐피털리서치의 앤드루 칼리어는 블룸버그 통신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해외 채권 보유인들은 지급 줄의 가장 뒤에 서 있어 확실히 가장 큰 손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160만 주택 수분양자 최우선 구제…"해외투자자 손실 가장 클 것"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달하는 360조원대 부채를 진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6일까지 유예된 달러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이에 따라 헝다가 결국 법적 파산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한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 "남은 헝다 자산 놓고 긴 전투 시작"
8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지난 6일까지 계열사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이 발행한 달러 채권 이자 8천249만 달러(약 976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헝다나 채권 보유인,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아직 디폴트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디폴트를 기정사실로 보고 향후 전개될 채무조정 절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실제로 헝다는 지난 3일 밤 디폴트 위험을 예고한 공시에서 해외 채권자들과 소통해 역외 채무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혀 디폴트를 전제로 이후 상황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무질서하게 확장하던 부동산 제국의 종말이 시작됐다"며 "남은 자산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를 둘러싼 긴 전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업계에서는 당국이 우선 헝다의 부채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다음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본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1조9천665억 위안, 약 364조원)는 총자산(2조3천775억 위안, 약439조원)을 밑돈다.
하지만 자산 중 상당 부분이 가치 평가가 유동적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재평가하면 부채가 자산을 웃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중국 당국이 보고 있다고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이 7일 전했다.관계사 지급보증까지 포함하면 헝다의 실제 부채 규모 역시 공개된 것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광둥성 정부가 헝다에 파견한 업무팀과 국유기업,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이미 헝다의 대차대조표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한 변호사는 차이신에 "헝다는 아직 완전히 파산구조조정 단계로 가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리스크해소위가 먼저 정밀하게 실제 자산과 부채 현황을 파악한다.
헝다의 전체 상황뿐만 아니라 지역별, 업종별 자산 및 부채 현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당국 파산 전 구제 대신 위험 전이 차단에 주력
헝다의 자산과 부채 현황이 파악된 뒤로는 일부 채권자의 신청을 통해 파산 구조조정 절차가 추진되면서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 절차가 본격화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중국 당국은 현 단계에서 헝다를 직접 구제하기보다는 헝다의 위험이 전체 부동산 업계와 나라 전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다만 파산이 꼭 헝다라는 회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파산은 남은 자산을 모두 처분해 채권자에게 나눠준 뒤 해당 법인을 없애는 파산 청산 절차와 채무조정 및 추가 투자를 통한 파산 구조조정으로 크게 나뉜다.
회사의 존속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면 청산 대신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헝다의 경우 청산보다는 구조조정이 될 확률이 높다.중국 안팎에서는 가장 최근 파산 절차를 통해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을 진행한 대형 민영기업인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선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했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중국 전문가인 런리취안은 로이터 통신에 "헝다 디폴트는 HNA그룹와 더 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부채가 1조1천억 위안(약 203조원)에 달한 HNA그룹의 일부 채권인은 올해 1월 법원에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했다.
채권단은 지난 10월 회의를 통해 국유기업의 전략 투자를 바탕으로 헝다를 항공·공항·금융·기타 사업의 4개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결정에 합의했고 법원은 이를 최종 승인했다.
채무조정 과정에서 HNA 채권자들은 부채의 40%를 회수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헝다의 디폴트 이후 중국 당국의 대처 방식도 기본적으로 HNA 사례를 상당 부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HNA 유동성 사태 때 위기 처리를 담당한 하이난성 정부는 당시 '하이난성·HNA그룹 연합업무팀'을 꾸렸다.
하이난성이 파견한 관리들이 이끄는 이 조직에는 항공 관련 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중국 광둥성은 헝다 디폴트 위기가 임박하자 헝다 안에서 사태 대응을 지휘할 업무팀을 파견했고, 이어 국유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가 참여한 실무 대응팀 성격의 리스크해소위원회를 꾸렸는데 이는 HNA그룹 연합업무팀의 구조와 유사하다.
◇ 국유기업 동원 헝다 건설 프로젝트 인수 관측
이처럼 이미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중국 당국은 자국 경제·사회에 끼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헝다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1천300여개에 걸친 헝다의 건설 프로젝트가 최대한 정상적으로 마무리돼 수분양자들이 부동산 상품을 온전히 넘겨받도록 하는 가운데 채무를 조정하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헝다의 수분양자는 160만명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헝다가 공중분해되고 부동산 프로젝트들이 표류해 수분양자들이 사회 불만 세력이 되어 거리에 쏟아져나오는 일은 내년 가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문을 열 20차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사회·경제 정상화가 절실한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중국 당국이 건설 단계 후반부에 접어든 헝다의 프로젝트의 경우 시공사와 협상 중재, 금융권 추가 대출 유도 등 지원을 통해 완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건설 초기 단계인 프로젝트는 각 지역의 국유기업들이 인수해 책임지고 완공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차이신은 예상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헝다발 충격이 주택 수분양자, 수십만명에 달하는 건설 현장 근로자, 협력업체 관계자, 헝다가 발행한 부동산 기초 금융투자상품 투자자 등 다수의 일반 국민에게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채무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헝다의 전체 채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3천600만 달러(약 22조7천억원) 수준으로 헝다 전체 채무의 10분의 1에 한참 못 미친다.
역외 시장에서 헝다 발행 채권은 1달러의 액면가당 약 20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헝다 채권을 보유한 이들이 80%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위험이 반영된 것이다.홍콩 오리엔털캐피털리서치의 앤드루 칼리어는 블룸버그 통신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해외 채권 보유인들은 지급 줄의 가장 뒤에 서 있어 확실히 가장 큰 손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