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낮춰도 안 팔려요"…GTX 타고 올랐던 집값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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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고공행진 멈추고 거래도 끊겨
"호가 낮아지고 있지만…매수 실종"
8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TX-C노선 추가 정차역으로 언급되는 의왕역이 위치한 군포시 부곡동 일대는 올 하반기 들어 대단지 아파트 매매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이 지역은 정부가 선정한 3기 신도시 추가부지에도 포함되면서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내실은 없었던 셈이다.부곡동의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요 아파트 단지 매매 거래가 끊긴 지 오래됐다"며 "전세나 월세 수요는 있지만 매매를 알아보는 손님이 없고, 호가를 낮춰도 사겠다는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실거래는 없는 상태에서 호가가 2억~3억원을 넘나들고 있기도 하다.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상승 기대감에 매도자 우위의 분위기였지만, 4분기들어서는 매수자 우위로 시장이 급변해서다.
의왕역 인근에 위치한 '의왕역센트럴시티(휴먼시아3단지)' 전용 84㎡는 지난 6월 7억5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거래가 5개월째 끊겼다. 9월께 매매호가가 13억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11월들어 매수세가 급격히 줄더니 최근 호가는 9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휴먼시아5단지'도 지난 8월 8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거래가 없는 상태다. 10억원을 넘던 호가는 8억원으로 낮아졌다.그나마 의왕역 주변 대장 아파트인 '의왕파크푸르지오'가 지난 10월 10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지만, 거래 절벽은 여전한 상태다. 1068가구 규모인 해당 단지에서 올해 하반기 체결된 거래는 전용 84㎡ 기준 5건에 그쳤다. 호가도 최근 9억원까지 하락해 신고가 보다 1억5000만원 떨어졌다.
GTX-C노선이 계획된 금정역 인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지역 대표 아파트인 '래미안하이어스'는 전용 84㎡가 지난 9월 1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 12억4000만원보다 6000만원 하락했다. 이후 거래가 끊기고 호가도 11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산본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14억원을 넘던 호가가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고 전했다.
동두천시는 지난 8월 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가 급감했다. 국토부가 동두천 송내동·지행동·생연동·보산동·동두천동·상패동 6개동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면서 8월 72건이던 외지인 거래가 9월 38건, 10월 17건으로 점차 감소했다.
지행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외지인 매수세가 끊기고 실거주 수요자들은 오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호가와 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대출이 강화되다보니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11월 5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3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갔다.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에서 0에 가까울수록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주택 매매 거래량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총 7만5290건에 그쳤다. 전월 8만1631건보다 7.8%, 지난해 10월 9만2769건보다는 18.8% 줄었다. 거래량 감소는 수도권에서 도드라졌다. 수도권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6% 감소한 3만1982건으로 집계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