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가 수년째 소송 중인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인 협의에 나섰다. 8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사는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내하청 노동자 730명의 직접 고용을 위해 비정규직 노조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애초 이날 광주고법 민사2부(김승주 이수영 강문경 고법판사) 심리로 항소심 선고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사 양측이 합의를 위한 선고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내년 1월 12일로 다시 날짜를 잡았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노동자 730명은 총 8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대부분 승소했다. 1심 재판부들은 금호타이어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제조 공정에서 맡은 업무가 서로 맞물려 있고 사측이 직·간접적으로 업무를 지휘·명령해 근로자 파견이 맞는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원고 중 파견 기간 2년을 넘긴 노동자는 금호타이어 근로자임을 확인했으며 다른 원고들에게도 사측이 고용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원고들이 직접 고용됐을 경우 받았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지연손해금 등 374억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등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전례가 있다.
노사는 1심 법원 판단을 기초로 직접 고용 및 임금 차액 규모를 산정하되, 당장 전환하기는 어려운 만큼 기간을 정하거나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노조도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가지 않고 노사 합의를 통해 종결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호타이어 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파기환송심은 노사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 5명은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해야 함에도 회사가 이를 빼고 통상임금을 산정, 수당을 지급해왔다며 각각 미지급 임금 1천만∼2천7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원고 패소한 항소심을 파기하고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돼 근로자 3천여명에게 미지급 통상임금 2천133억을 지급하게 되면 워크아웃에 준하는 경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연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을 보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통상임금 소송은 애초 지난 1일 열릴 예정됐으나 내년 1월 26일로 연기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특별협의체를 구성해 노사 간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