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르고 금리 들썩…내년, 빅테크보다 가치주"

전문가 "금융주 등 전망 밝아"
가이 데이비스 전무
내년에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주식보다 가치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 정부의 빅테크 견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7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투자 전문가들은 아마존, 애플과 같은 빅테크 주식보다 경기 회복에 따른 가치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가치주와 경기순환주는 주목받지만 기술주는 그렇지 않다”며 “2022년은 밸류에이션과 인플레이션 방향에 대한 많은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샬럿 CIO는 경기 회복세에서는 금융, 산업, 부동산, 여행 등과 관련된 가치주가 기술주보다 투자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사 샬럿 CIO
이들이 가치주를 선호하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3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섰다. 앞으로 테이퍼링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비즈니스는 “장기 금리도 오를 것이고, 단기 금리 인상은 내년 중 언제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기술기업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빅테크 견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지적했다. 샬럿 CIO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빅테크를 향한 규제와 단속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빅테크 견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포퓰리즘 문제”라며 “페이스북과 민주당 혹은 공화당이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정부가 대결하는 구도”라고 설명했다.가이 데이비스 제뉴인인베스터스 전무는 “빅테크를 향한 관심을 무시하면 안 된다”며 “성장성보다는 기업 자체의 가치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의 근본적인 사업 성과는 수익”이라며 시장 정서와 유행에 따르기보다는 기업의 장기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휘트니 틸슨 엠파이어파이낸셜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주식 거품에 대해 경고했다. 틸슨 CEO는 “최근 증시가 2000년대 초에 있었던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며 주식시장에 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가 만연해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