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판덱스 만들려 원료 R&D에만 6년 투자"

'효성 스판덱스 1호 사원'
임규호 공장장

격차 좁혀오는 중국과의 경쟁
고품질·고생산성 기술로 1위 수성
“기술 개발과 품질 확보만이 글로벌 섬유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입니다.” 30년 효성 스판덱스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임규호 효성 구미공장 공장장(상무·사진)이 항상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임 공장장은 효성의 ‘스판덱스 1호 사원’이다. 1991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에 입사해 이듬해 효성이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를 자체 개발할 때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구미공장 생산팀, 중국·터키법인 공장장 등을 두루 거친 뒤 현재 최고생산책임자(CPO) 자리에서 신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구미공장에서 기자와 만난 임 공장장은 “효성에는 연구개발(R&D) DNA가 있다”며 “더 이상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으로 불리지 않게 된 것도 차별화를 위한 기술 개발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벨벳 원단에 들어가는 스판덱스 섬유를 만드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임 공장장은 “지금은 생분해성 스판덱스와 고온에 버티면서도 염색이 잘 되고 피부에 닿을 때 더욱 부드러운 스판덱스를 만드는 게 과제”라며 “30년간 회사가 생산했던 제품을 훑어보면 상전벽해 같은 기술 발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효성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스판덱스 원료인 PTMG도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PTMG는 스판덱스의 물성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다. 다양한 종류의 PTMG를 만들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임 공장장은 “좋은 스판덱스를 생산하려면 좋은 PTMG 확보가 필수”라며 “원료 생산과 관련된 R&D에만 꼬박 5~6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임 공장장은 최근 가장 큰 고민이 ‘중국과의 경쟁’이라고 했다. 중국 섬유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도 점차 국내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임 공장장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해법도 R&D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품질, 고생산성 기술을 앞세워 중국 현지 업체보다 10~30% 정도 비싼 섬유를 판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1등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미=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