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 한국 첫 투자는 '이그린글로벌'

250만달러…개도국 진출에 활용
병 없는 씨감자 증산기술 갖춰
농생명 기술기업인 주식회사 이그린글로벌(EGG)이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벤처캐피털 계열사인 ADB벤처스의 투자(250만달러)를 유치했다. ADB가 아시아태평양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첫 투자처로 감자 생산 관련 증산 기술이 있는 이그린글로벌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8일 이그린글로벌은 감자 산업을 위한 농생명 공학 플랫폼 확장을 목표로 시작한 총 1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최근 마무리했다. 인비저닝 파트너스, SKS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어 이번에 ADB벤처스도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투자를 통해 이그린글로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개발도상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투자 유치한 자금을 고구마, 카사바, 양파, 마늘 등 작물의 기술 개발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이그린글로벌은 작은 크기의 무병씨감자(MCT)를 무균 환경에서 상업적 규모로 생산하는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조직 배양기술을 사용해 무균 식물공장에서 MCT를 연중 대량 생산하고, 자체 개발한 파종기로 농장에서 직접 기계 파종한다. 짧은 시간에 저비용으로 높은 생산성을 갖춘 씨감자를 생산할 수 있다. 중국 최대 국영 곡물 기업인 베이다황그룹, 맥도날드에 감자를 납품하는 북미 냉동감자 업체 램웨스턴 등이 주요 고객이다.

김민수 ADB벤처스 투자심사역은 “이그린글로벌은 상업용 감자 종자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 개발한 회사”라며 “1440억달러 규모의 세계 감자시장에서 감자 재배 농가와 가공업자의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세계 4대 식량작물 중 하나인 감자는 양질의 씨감자 부족으로 생산 변동성이 큰 편이다. 전통적인 씨감자 생산은 비용이 많이 들고 1년에 한두 번밖에 수확할 수 없다.신기준 이그린글로벌 대표(사진)는 식용유 ‘해표’ 브랜드로 유명했던 신동방그룹 3세다. 그룹 2세인 고(故) 신명수 회장의 차남인 신 대표는 이그린글로벌을 2009년 창업했다. 신 대표는 “ADB벤처스로부터 이그린글로벌의 제반 기술에 대한 공인을 받게 돼 기쁘다”며 “농가의 생산성과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식량 공급 안보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