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온다고 와인 한두잔 홀짝…뇌는 다시 놀 준비를 한다
입력
수정
지면A18
Cover Story
대한수면학회가 알려주는
잠 잘 자는 법
잠들기 4시간 전부터 금식
베개 옆 스마트폰도 치워야


2006년에 설립된 대한수면학회는 신경학과·정신과·이비인후과·치과 등의 전문의들이 모여 불면증, 수면 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연구하는 학술단체다. 수면 관련 학회 가운데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은 대한수면학회가 유일하다. 불면증은 대한수면학회가 연구하는 대표적 수면장애 중 하나다. 정 교수는 “누구나 스트레스로 인해 잠에 못 드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면증 환자들은 잠들기 위해 술을 마시는 등 ‘나름의 방법’을 쓴다. 하지만 알코올은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킨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알코올은 수면 유도 효과가 있긴 하지만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아지면 반사작용으로 뇌를 각성시키고 렘수면과 숙면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잠들기 전 와인을 한두 잔 마시는 습관이 오히려 ‘스스로 잘 수 있는 능력’을 떨어뜨려 결국 1~2병씩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잠들기 전 최소 4시간 전부터 식사는 금물이다. 정 교수는 “사람의 신체기관은 저녁시간이 되면 수면을 준비하는 모드로 변하는데 야식을 먹으면 다시 일하는 모드로 바뀐다”며 “너무 늦은 시간대 식사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이유”라고 했다. 물을 마시거나 우유 한 컵, 바나나 한 개 정도는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몸을 ‘잠들기 좋은 상태’로 준비했다면 ‘뇌를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잠들기 1~2시간 전엔 의식적으로 하루 일과를 잊는 등 뇌를 비우고 긴장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 사용도 피해야 한다. 그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은 수면을 준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한다”며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주황색 계열의 은은한 불빛을 켜놓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