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MZ세대는 조직에 '공정'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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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0
공정한 보상인구의 34%가량을 차지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생)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지만 개별 기업 단위로는 주축을 이루는 주력 집단이다. 주요 기업 임직원의 50%가량을 MZ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그들을 조직에 원활하게 융화시키기 위해 이 세대가 원하는 것을 알고자 하는 노력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공정’이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신재용 지음
홍문사
326쪽│1만8000원
《공정한 보상》은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MZ세대가 요구하는 공정한 성과 평가와 보상이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MZ세대와 일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열심인 기업들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세대를 이해하는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저자가 보기에 MZ세대는 공정성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이다. 대학 입시부터 기업 입사까지 치열한 경쟁을 수반하는 토너먼트의 연속으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교육과 노력, 능력과 실력으로 계층 사다리를 올라간다는 철학을 깊이 체화했다. 이들에게 평가와 경쟁은 일상이자 시대정신이다.
무엇보다 이 세대가 중시하는 것은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불합리한 일이 발생하거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불만을 표현한다.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싶다는 바람도 직설적으로 표출한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SK하이닉스에서 빚어진 성과급 논란이다.
달라진 환경도 구세대와 MZ세대 간 차이를 키웠다. 3%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경험한 적이 없는 MZ세대에게 미래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자리 잡지 못했고, 조직 내 승진에도 관심이 없다.문제는 대다수 기업의 보상 시스템이 여전히 과거의 틀에 맞춰진 탓에 MZ세대가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는 성과 평가와 보상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이에 저자는 새 시대에 맞는 보상 체계를 하루빨리 도입할 것을 주문한다. MZ세대가 단기평가와 현재의 보상에 관심이 큰 만큼, 과감하게 성과에 기반한 보상을 기존 시스템에 추가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이 공정한 보상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답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그렇지만 해법을 찾는 시도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