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로지 능력만 본다"…30代 상무 4명, 40代 부사장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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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삼성' 2022년 임원인사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가 후속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다수 임용했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 임용 규모도 최근 4년 내 최대였다.
성과주의 기반 세대교체 '속도'
상무 113명 등 198명 승진
예비 CEO 후보군 확 넓혀
84년생 박성범 최연소 상무
여성·외국인 임원도 17명 최다
삼성전자는 9일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해 부사장 68명과 상무 113명을 비롯해 펠로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98명을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미래지속 성장을 위한 리더십 보강을 위해 큰 폭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30대 상무·40대 부사장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30대 상무 4명, 40대 부사장 10명을 신규 선임했다. 30대 상무는 2013년과 함께 역대 최다 기록이다. 가전과 IT·모바일을 아우르는 SET부문에서는 소재민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38), 심우철 삼성리서치 상무가 승진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김경륜 메모리사업부 상무, 박성범 시스템LSI SOC(통합칩)설계팀 상무가 승진했다.특히 박 상무는 1984년생으로 올해 37세로 모바일 프로세서 설계 전문가다. CPU(중앙처리장치)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프로세서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미국 반도체 업체 AMD와 공동개발한 GPU 설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40대 부사장 가운데에선 1976년생인 김찬우 부사장(45)이 가장 젊다. 김 부사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인 음성처리 개발 전문가다. 제품의 음성인식 기술력을 강화한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0~40대 임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제도 개편으로 직급별 승진연한이 사라지면서 ‘임원 후보군’이 대거 늘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재들을 중용하는 분위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여성 임원 최다
외국인과 여성 신임 임원도 17명을 새로 뽑아 2017년 이후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조직 혁신과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이 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및 여성에 대한 승진 문호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여성 임원 가운데서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양혜순 세트부문 생활가전사업부 CX(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팀장이 눈에 띈다. 양 부사장은 비스포크 콘셉트 개발을 통해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 시대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임원 가운데선 SET 부문 SEA법인(미국)의 주드 버클리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버클리 부사장은 미국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최고커머셜책임자(CCO),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을 지낸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다. 미국 스마트폰 매출 및 시장점유율 확대 등 모바일 사업 성장을 견인한 성과를 좋게 평가받았다.가전제품에서 기술력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한 인물들도 임원 승진자 명단에 들어갔다. SET부문 생활가전사업부 이석림 상무는 그랑데AI, 비스포크 세탁기 등 혁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도한 성과로 임원이 될 수 있었다. SET부문 VD사업부 정강일 상무는 더프레임 더세로 더프리미어 등 TV 부문에서 제품 디자인 등을 주도하면서 입지를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우수 인력도 다수 임원으로 발탁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