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96문화' 베트남 '벌레와 전쟁'…해외취업 알고 지원하세요!

[KOTRA 해외취업 공모전 수상자들이 말하는 해외취업 실상]

베트남선 업무지시때 '더블체크'필수…일본선 즉각행동 피해야
인도네시아,30분 지각은 기본…회의는 이슬람 기도시간 삼가야
"2021년 여름 캐나다 모토로라 솔루션에서 구매 인턴 기회를 포착했죠. 정규직 전환형이 아니었지만 3개월간의 업무 성과와 팀내 평가를 통해 최종 잡오퍼를 받게 되었어요."

올해 KOTRA에서 실시한 해외취업 성공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최정인씨의 말이다. '없던 길을 만든 사람' 최 씨도 취업이 쉽지 않았다. 양궁선수 출신에 3개 언어를 할 줄 알았지만 국내 취업시장에선 매번 낙방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최 씨는 어려운 집안형편에 17살 이후 단 한번도 아르바이트를 쉬어 본적이 없었다고 했다. 알바와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사이버대도 5년만에 졸업할 수 있었다. 2018년부터 꿈꾸던 해외취업은 4년만에 이뤄졌다. 최 씨는 "해외취업에 대한 간절함이 코로나19로 인한 고독함을 이기게 했다"며 "나에게 간절함과 독립성이 있는지를 취업시작에 앞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KOTRA는 올해 해외취업 성공 수고 공모전을 통해 최씨를 비롯해 모두 30명을 시상했다. 지난해부터 추가된 영상부문도 8명이 수상을 했다. KOTRA는 30명의 해외 취업 성공 수기를 담은 ‘해외로 나간 청년들, 세계를 JOB다’를 발간했다. 우리 청년들의 생생한 해외 취업 사례를 널리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7년 처음으로 성공 수기집을 발간하고 있다. 이 책자는 네이버카페 '해취투게더' 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김윤태 KOTRA 중소중견기업본부장은 “우리 청년들의 의지와 노력을 응원하고 이들이 해외 취업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잡플러스·KOTRA잡페어…링크드인,인디드 활용

해외취업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해외취업 정보를 활용할 것을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월드잡플러스,K무브,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등에는 정부가 엄선한 취업정보가 가득들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KOTRA해외 무역관을 통해 현지 기업 정보와 이력서 첨삭 등의 정보도 꼭 참고해야 한다. 최 씨는 "월드잡플러스를 통해 현지 취업에 필요한 비자, 이민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취업의 경우는 KOTRA '일자리대전'이나 마이나비코리아의 '커리어인재팬'에 참가하면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은 리에핀, BOSS, 바이핀 등의 사이트를 활용하면 된다. 이들은 취업을 위한 네트워킹도 강조했다. 외국기업 상당수는 직원 등 인맥을 통한 채용이 우선인 경우가 많다. 사무직이라면 링크드인과 인디드가 대표적이다. 이 사이트에선 자신만의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을 뿐아니라,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과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다. 심지어 헤드헌팅업체들도 링크드인을 보고 인터뷰 제안을 하는 경우도 종종있다.독일기업 오토리브에 근무중인 이준혁씨는 스텝스톤(stepstone), 몬스터, 시노잡스(SINOJOBS) 등의 사이트를 추천했다. 일본의 경우 일본인 친구와 일본취업을 지원해주는 기관 코렉(korec)도 최근 인기있는 취업사이트로 소개했다. 베트남은 베트남그라운드도 취업에 유용하다.

◆베트남 곰팡이와 전쟁…중국은 '996문화'

합격자들은 취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취업후의 현지생활이라고 말했다. 합격자들은 가족,친구와 떨어져 있는 외로움 극복을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본 한규한신백화점에 취업한 김병윤씨는 "외로움 극복을 위해 요가와 골프에 도전했다"고 했다. 여기에 자신의 취업성공 노하우와 생활하면서 느낀 일본문화에 대한 글쓰기를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아프면 더 골치아프다. 한국전력공사 호주법인에 취업한 이선규씨는 "호주에선 심지어 다리가 부러저도 제너럴 프랙티셔널(GP)을 만난 후 전문의(스페셜리스트)에게 편지를 써 줘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응급 앰뷸런스를 부르면 1000달러(84만원)를 줘야할 정도라고 했다. 해당국가의 문화를 알아두는 것도 상처를 받지 않는 일이다. 김병윤씨는 "일본 회사는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요구하기 보다 제대로 사고 하고 행동하는 것을 요구한다"는 것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에선 현지인에게 업무지시를 내릴땐 '더블체크'가 필수다. 박소연(파소나테크 베트남)씨는 "베트남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업무지시를 내릴땐 데드라인을 제시하고, 구두지시후에는 반드시 이메일 등 서면으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소희씨(삼성전기 베트남법인)는 "습한 기온으로 인한 곰팡이와의 전쟁, 빨래 건조 문제 등을 위해 에어컨·제습기를 항상 사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름에는 40도가 넘는 더위를 위해 우양산과 손수건 소지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 취업한 한광우씨는 "약속시간보다 30분늦게 오는 것은 기본이고, 회의는 이슬람교 기도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세대라면 중국 IT회사에는 지원하지 말것도 조언했다. 중국은 아직까지 '996(9시출근, 9시퇴근, 주6일 근무)문화'가 일반적이다. 전민주씨는 "워라밸보다 성장에 목표를 가진 사람이라면 중국IT회사에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