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수능 정답 효력정지…내일 생명과학Ⅱ 빼고 성적 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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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만8천명 중 6천515명 생명과학Ⅱ 응시…해당 과목만 공란 처리
교육부·평가원 "후속 대입 일정 대교협·대학 등과 신속 협의"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을 유예하라는 법원 결정이 9일 나면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성적 통지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생명과학Ⅱ을 선택하지 않은 응시생들에게는 예정대로 10일 성적이 통지되며, 생명과학Ⅱ 응시생 6천515명에 대해서는 생명과학Ⅱ 성적을 공란으로 처리한 채로 통지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10일 모든 수험생에게 예정대로 채점 결과를 통지하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영향을 받는 수험생 6천515명의 생명과학Ⅱ 성적은 추후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대학들과 신속히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향후 대입일정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회의에 앞서 평가원은 "법원 결정에 따라 내일로 예정됐던 성적 통지 중 생명과학 응시생들에 대한 성적 통지는 보류하기로 했다"며 "수험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시생들의 성적표에 생명과학Ⅱ만 공란으로 두고 나머지 성적을 통지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 성적통지표를 응시원서를 접수한 곳에서 10일부터 교부한다.
졸업생, 검정고시 수험생 등은 10일 오전 9시부터, 재학생은 13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으로도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전체 응시자 44만8천138명 대부분은 예정대로 성적표를 받게 됐으며 생명과학Ⅱ 응시생 6천515명(1.5%)은 해당 과목 성적이 공란으로 처리된 채로 함께 배부된다.
앞서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92명은 해당 문항에 오류가 있다면서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여 본안 소송 선고까지 정답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이에 따라 본안 소송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본안 소송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으며 10일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본안 소송 접수부터 1심 판결까지 짧아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재판부가 빠른 결론을 내리더라도 대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이달 30일 시작해 다음 달 3일 마감된다.
이에 앞서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이달 16일, 합격자 등록이 17∼27일로 각각 예정돼 있다.
늦어도 정시 원서 접수 마감 전 판결을 내리려면 사실상 10일 열리는 첫 기일에 변론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선고 기일을 지정해야 한다.
1994학년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수능 정답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법정에서 출제 오류로 판명된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 8번 문항의 경우에도 응시생들은 평가원이 채점 결과를 발표한 직후 결정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당시에는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1심에서는 응시생들이 패소했고 10개월가량 지난 시점인 2014년 10월 2심에서 응시생들이 승소한 이후 성적이 재산정됐다.
올해 수능에서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은 집단 Ⅰ과 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이의 제기자들은 특정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중대한 오류가 발생해 제시된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항 자체가 오류라고 보고, 수능 직후부터 평가원에 정답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원 강사 등 학원가나 관련학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문항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이 인정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하지만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이 문항에 대해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는 않아도 정답을 판별해 내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생명과학Ⅱ 응시생은 전체 응시생의 1.5%에 불과하지만, 서울대·의대 등을 지망하는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인 만큼 성적표 공란 처리로 앞으로 대입 일정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본안 소송의 결과와 관련없이 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의 공신력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평가원이 인정했듯이 조건이 불완전한 문제를 출제해 혼란의 단초를 제공하고 결국 정답 결정 집행정지와 대입 일정 차질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능은 "예년 수준으로 출제했다"는 평가원의 당초 발표와 달리 '역대급' 난도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이도 조절에도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의예과 등에서 지정·가산점 부여 과목이라 전국 의약학 계열 등 상위권에 폭넓게 영향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시·정시 일정에 영향을 미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하므로 빨리 성적을 재처리하는 게 가장 안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은 이미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 '오르비'에서 한 수험생은 "생명과학Ⅱ만 공란이면 수시 최저기준은 어떻게 할 것이며 정시 원서접수도 20일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판결이 나지 않으면 입학 정원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교육부·평가원 "후속 대입 일정 대교협·대학 등과 신속 협의"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을 유예하라는 법원 결정이 9일 나면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성적 통지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생명과학Ⅱ을 선택하지 않은 응시생들에게는 예정대로 10일 성적이 통지되며, 생명과학Ⅱ 응시생 6천515명에 대해서는 생명과학Ⅱ 성적을 공란으로 처리한 채로 통지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10일 모든 수험생에게 예정대로 채점 결과를 통지하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영향을 받는 수험생 6천515명의 생명과학Ⅱ 성적은 추후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대학들과 신속히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향후 대입일정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회의에 앞서 평가원은 "법원 결정에 따라 내일로 예정됐던 성적 통지 중 생명과학 응시생들에 대한 성적 통지는 보류하기로 했다"며 "수험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시생들의 성적표에 생명과학Ⅱ만 공란으로 두고 나머지 성적을 통지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 성적통지표를 응시원서를 접수한 곳에서 10일부터 교부한다.
졸업생, 검정고시 수험생 등은 10일 오전 9시부터, 재학생은 13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으로도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전체 응시자 44만8천138명 대부분은 예정대로 성적표를 받게 됐으며 생명과학Ⅱ 응시생 6천515명(1.5%)은 해당 과목 성적이 공란으로 처리된 채로 함께 배부된다.
앞서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92명은 해당 문항에 오류가 있다면서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여 본안 소송 선고까지 정답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이에 따라 본안 소송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본안 소송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으며 10일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본안 소송 접수부터 1심 판결까지 짧아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재판부가 빠른 결론을 내리더라도 대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이달 30일 시작해 다음 달 3일 마감된다.
이에 앞서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이달 16일, 합격자 등록이 17∼27일로 각각 예정돼 있다.
늦어도 정시 원서 접수 마감 전 판결을 내리려면 사실상 10일 열리는 첫 기일에 변론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선고 기일을 지정해야 한다.
1994학년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수능 정답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법정에서 출제 오류로 판명된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 8번 문항의 경우에도 응시생들은 평가원이 채점 결과를 발표한 직후 결정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당시에는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1심에서는 응시생들이 패소했고 10개월가량 지난 시점인 2014년 10월 2심에서 응시생들이 승소한 이후 성적이 재산정됐다.
올해 수능에서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은 집단 Ⅰ과 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이의 제기자들은 특정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중대한 오류가 발생해 제시된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항 자체가 오류라고 보고, 수능 직후부터 평가원에 정답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원 강사 등 학원가나 관련학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문항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이 인정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하지만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이 문항에 대해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는 않아도 정답을 판별해 내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생명과학Ⅱ 응시생은 전체 응시생의 1.5%에 불과하지만, 서울대·의대 등을 지망하는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인 만큼 성적표 공란 처리로 앞으로 대입 일정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본안 소송의 결과와 관련없이 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의 공신력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평가원이 인정했듯이 조건이 불완전한 문제를 출제해 혼란의 단초를 제공하고 결국 정답 결정 집행정지와 대입 일정 차질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능은 "예년 수준으로 출제했다"는 평가원의 당초 발표와 달리 '역대급' 난도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이도 조절에도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의예과 등에서 지정·가산점 부여 과목이라 전국 의약학 계열 등 상위권에 폭넓게 영향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시·정시 일정에 영향을 미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하므로 빨리 성적을 재처리하는 게 가장 안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은 이미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 '오르비'에서 한 수험생은 "생명과학Ⅱ만 공란이면 수시 최저기준은 어떻게 할 것이며 정시 원서접수도 20일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판결이 나지 않으면 입학 정원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