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도 1등하겠네"…'더러운 방' 선발대회, 상품이 무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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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가장 지저분한 방' 선발대회 열려
우승자는 8살 소녀…방 보니 '경악'
"부모는 지금까지 뭐 한 건가" 비판도
우리 아이 정리정돈 습관 들여주려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은 '어지럽혀진 자녀의 방'일 것이다. 아이 스스로 정리정돈하는 습관을 들여주고 싶지만 영 쉽지가 않다. 만국 공통의 고민이었을까. 영국에서 열린 '가장 지저분한 방' 선발대회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영국 매체 '더 선' 등 보도에 따르면 침대업체 '해피베드'는 최근 이같은 대회를 개최했다. 이런 황당한 대회를 기획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해피베드의 마케팅 매니저 루시 볼란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방을 정리하도록 만드는 게 어려운 부모들을 생각했다"고 개최 의도를 설명했다.
우승의 명예(?)를 거머쥔 아이는 바로 영국 글래스고 출신의 8살 소녀 에밀리다. 에밀리의 방 사진을 보면 인위적으로 방을 어지럽혔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더럽다. 마치 도둑이 쑥대밭을 만들고 자리를 뜬 현장 같기도 하다.

선한 의도로 개최된 대회였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의 부모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저 지경이 될 때까지 부모는 무엇을 한 것이냐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지저분하고 더러워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긴 한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미네소타대학 명예교수인 마티 로스만의 과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해온 아이들이 집안일을 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통찰력·책임감·자신감 등이 더 높았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11~16세 아동 456명을 약 3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성인이 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꾸린 아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집안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아이의 정리정돈 습관을 들여줄 수 있을까. 이정은 작가가 쓴 책 <우리 아이 나쁜버릇 바로잡기>에선 '정리정돈 단계별 훈련법'을 추천했다.
2단계에선 각각의 장난감이 들어갈 자리에 사진이나 그림을 붙여놓는 등 재미를 주는 게 중요하다. 자동차, 인형, 스케치북 등의 그림을 수납장에 붙여 알맞은 장난감을 스스로 넣게 하는 것이다.
3단계에선 간단한 집안일을 거들게 하면서 소액이라도 보상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장보기와 같은 바깥심부름을 시킬 경우 쪽지에 구입할 물건의 목록과 아이가 받게 될 돈의 액수까지 함께 적어준다. 심부름을 무사히 해냈을 때 아이는 뿌듯함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