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임" 솔비, 결국 칼 빼들었다…무슨 일?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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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비, 바르셀로나 국제예술상서 대상 수상가수에서 화가로 변신한 솔비(권지안)가 해외에서 주목 받으며 유망한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 및 루머에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화가 이진석 "권위 있는 상 아냐" 저격
솔비X최재용 작가 작품 표절 의혹 제기도
솔비 측 "변호사 선임" 강경 대응 예고
지난해 경기도 장흥 가나아뜰리에에 입주한 솔비는 작가로서의 삶에 매진하며 현대미술가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2019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예술 축제 '라 뉘 블랑쉬 파리'에 초청됐고, 올 9월에는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 출품한 작품 세 점이 모두 팔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다.지난 10월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도 개막 전에 전시작들이 다 팔려 화제가 됐다. 각종 전시와 미술품 경매에서 완판과 최고가를 경신하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이하 FIABCN)에서 진행된 '2021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이하 PIAB21)'에서 대상인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해당 아트페어의 권위를 거론하며 솔비의 성과를 혹평해 논란이 일었다.
화가 이진석 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권위 있는 상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작가한테 부스비, 참가비를 뜯어내서 딱 전시 이틀 하고 주는 상이 무슨 권위가 있겠냐"라고 지적했다.이어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피악(FIAC), 프리즈(FRIEZE) 등 권위가 있는 아트페어는 갤러리 단위로 작품을 낸다. FIABCN은 작가 개인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소규모 페어형 전시"라면서 "이 페어보다 우리나라 화랑미술제나 서울아트페어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칫 솔비뿐 아니라 작품을 출품한 작가 전체의 공을 무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상황. 이에 솔비 측은 "PIAB는 2011년도 가우디의 걸작인 카사 바트요에서 시작해 올해 전시까지 10년이 된 바르셀로나에선 권위있는 예술 행사"라면서 "올해 FIABCN에는 뉴욕·유럽 등 해외의 갤러리들이 참여했고, 황란, 백연희 등 한국 작가 및 해외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심사위원은 총 7명으로 구성됐고, 그 중 로베르트 이모스(Robert Llimos) 작가가 심사위원이었다. 바르셀로나 해안가에 가면 떠있는 조각들, 올림픽 조각상 등 스페인에선 현재 생존해있는 아주 유명한 작가"라면서 "그 분이 권지안 작가의 작품에 큰 감명을 받았고, 보도자료에도 언급했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그렇다면 "참가비 및 부스비를 내면 후보 등록을 해주는 곳"이라는 주장은 맞을까. FIABCN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주최 측은 참가자에게 참가비 550유로(약 75만원)와 함께 부스 대여료로 최소 900유로(약 120만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솔비는 해당 아트페어 측으로부터 올 초 일찌감치 초청을 받았다. 지난 1월 케이크 시리즈 작품이 해외에서 큰 반응을 일으키면서 2월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 조직위 측으로부터 초청 공문을 받은 것. 초대된 것이기 때문에 참가비 및 부스비는 내지 않아도 됐다고 솔비 측은 설명했다.또 이 작가는 솔비가 최재용 작가와 협업한 'Axe of Hope'라는 작품이 일본 화가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이와 관련해 최재용 작가는 "2015년 베니스에서 강효명 선생님과 처음 시오타의 '실' 작업물을 봤다. 그때 드는 생각은 '나라에서 밀어주니 이렇게 작업이 커질 수 있구나'였다. 난 그보다 3년 전인 2012년 베니스에서 진행한 국제 미술 공모전 '아르테라구나'에서 갤러리가 주는 상을 타며 전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트롱핀을 오브제로 삼은 제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해 유럽 곳곳에서 전시를 열었고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당시 난 학생이었다"면서 "시오타도 계속 전시를 해왔겠지만 국가관으로 참여한 베니스 전시로 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지상으로 봤을 때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내 논문에도 이미지적으로 비슷한 작업으로 시오타 작업을 언급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나 재료적으로나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 작가는 "표절이라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기분이 너무 좋지 않다. 권지안 작가와 바르셀로나에서 작업한 자체가 표절처럼 언급돼 그동안의 노력과 결과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게 가슴 아프다"고 했다.
▲시오타의 경우 '실'로 작업을 하지만 최재용 작가는 의류와 가격표를 연결하는 투명 고리인 스트롱핀으로 작업한다는 차이가 있으며 ▲최 작가는 시오타의 작품이 주목 받은 베니스 전시가 있기 전인 2009년부터 스트롱핀 작업을 시작해 유럽 곳곳에서 전시를 열었다는 주장이다.
솔비는 미술 작가로 정진해오면서도 가수 출신의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가혹한 편견에 수차례 부딪혀야 했다. 그럼에도 지난 6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비판 받아오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라며 "그만큼 미술은 저에게 간절하고 소중한 생명 같은 존재니까"라며 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2021년도는 개인적으로는 참 원망스러울 만큼 잔인하고 잔혹한 한해였다"며 "마치 신이 당근과 채찍을 주듯 계속 고난이 반복되고 다시 희망을 찾고 또다시 아픔이 왔다. 하지만 난 감사한게 많은 사람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타인은 편한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냐고 내게 말했다. 그때 항상 나는 '편할 때가 가장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쉬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 불안정함 속에 안정을 찾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나는 그런 말에 잘 속지 않는다. 뚜벅뚜벅 내 길 걷다 보니 스페인에서 미술로 상도 받았다. 어머니께 장하다는 칭찬도 받았다"고 전했다.
흔들리지 않고 묵묵하게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또 한 번 밝힌 솔비.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는데, 10년째 그림을 그린 화가 권지안의 진정성은 여전히 누군가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세계 무대에서 '권지안' 세 글자를 알리고 있는 한국의 예술가를 굳이 평가 절하하기보다는 응원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한편, 솔비 측은 10일 오전 한경닷컴에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일부 유튜버들이 생산해내는 루머에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