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소비자물가 6.8% 급등…"40년만에 최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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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수요 증가, 공급망 차질…원자재 가격 상승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가 40년만의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치솟았고 에너지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주택 임차료도 올라…주거비 상승률 2007년 이후 최대폭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8%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7%)도 웃도는 수준이다.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직전 10월의 6.2%보다 높아졌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8% 올라 시장 전망치인 0.7%를 웃돌았다. 이로써 6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5% 이상을 기록해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9%,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1981년 중반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치솟았는데, 에너지가 폭등 수준으로 올랐다. 에너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33.3% 급등했고, 이 중 휘발유는 58.1% 상승했다. 중고차는 11월에도 31.4% 상승했다.식음료는 6.1% 올랐는데,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주거비는 3.8% 상승해 미 주택시장 위기였던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게 됐다. 주거비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한다. 주택 임차료의 상승이 요인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물가 급등에 대해 "추수감사절 등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에 따른 강한 소비자 수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치솟는 주택 임차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물가 상승이 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CPI 수치는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염력이 강한 대신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도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한편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연준의 태도가 변할 것으로 관측도 있다. 인플레이션 상승폭이 가팔라지면서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고, 내년 조기 금리인상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