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1% 특판 적금 상품'의 함정···"소액만 가능, 만기도 짧아"

"소액만 가능, 만기도 짧아"
“어차피 장을 보시지 않나요? 마트 구매 실적을 채우면 최고 연 5% 이자를 드립니다.”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금융회사마다 특판 예·적금 상품을 쏟아내면서 금융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대부분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이런 상품을 가입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회사의 우대금리 예·적금 관련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까지 특판 예·적금을 총 58종(예금 29종, 적금 29종), 225만 계좌(10조40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만기까지 도달한 상품 21종에서 지급된 이자는 사전에 약속한 최고 이자율의 78%에 그쳤다.

예를 들어 제휴사 상품·서비스 이용 실적에 따라 최고 11%의 이자를 약속하는 적금 상품도 있었다. 은행이 대형마트, 카드사 등과 연계해 실적을 충족하면 이자를 더 주겠다고 약속한 상품이다. 이런 제휴 예·적금에서 최고 이자를 다 챙긴 가입자는 7.7%에 불과한 반면 중도 해지 비율은 21.5%에 달했다. 우대금리 조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해지를 택한 소비자가 더 많았던 셈이다. 중도 해지 시 오히려 ‘페널티’가 부과돼 평균 연 0.89%의 낮은 이자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특판 적금의 경우 월 납입액에 이자가 붙고, 만기도 짧아 실제 수령 이자가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만기 12개월, 금리 연 10%인 정기적금(단리)에 월 10만원을 납입하면 만기에 납입 원금(120만원)의 고작 4.5% 수준인 5만4990원을 이자로 챙길 수 있다.금감원은 특판 예·적금에 가입할 땐 중도 해지 시 혜택이 소멸되는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최고 금리보다 오픈뱅킹 등록, 연금 이체, 제휴 서비스 이용 등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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