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상반기 전기·가스 요금 안 올린다

물가 상승 압력에 동결 유력
한전·가스공사 적자 폭 커질 듯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료와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할 방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내년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 등 관련 기업은 손실이 쌓이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전기와 도시가스 등 중앙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담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와 전기·가스요금 관련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지만, 내부적으론 공공요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격인 만큼 공공요금 동결 여부가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를 가장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정부는 올 들어 계속해서 전기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4분기 한 차례 인상을 허용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특히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 요구가 강했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올해 정부의 관리 목표치인 2%를 웃도는 등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에 따라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의 적자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그뿐만 아니라 지하철·시내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종량제 봉투 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 인상도 최대한 억누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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