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원칙 10가지를 정해 보고하라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의 원칙 10가지를 정하다

인사팀 A팀장은 CEO의 호출에 급히 회장실로 향한다. 생산 라인의 불량과 안전 사고, 영업 실적 저조, 지원 조직의 내부자 고발 문제로 회사가 어수선한 상태이다. 한 마디 듣겠다는 생각으로 대책 보고서를 챙겨 문을 두드리니 앉으라 한다. 30년 넘게 회사를 운영하며 지금이 가장 힘든 순간이라 말을 꺼낸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이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했지만, 혼란스럽다며,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묻는다.
대책 보고서를 준비한 것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A팀장은 직원이 즐겁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성취감과 자부심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도 그 생각이 옳지만, 어떻게 일에 대한 성취감과 자부심을 올릴 것인가 방안이 있는가 묻는다. A팀장은 성과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 일의 원칙과 프로세스를 정립하여 이를 토대로 전 직원에게 내재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고 회장실을 나왔다.
A팀장은 팀장 중 3개년 고과 상위 10% 안에 드는 8명을 선정해 사전 과제와 집단 인터뷰를 실시했다. 일 잘하는 팀원들의 특징 10가지는 사전 과제로, 우선순위에 의해 적어 달라고 했다. 8명의 팀장들의 사전 과제를 중심으로 집단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긴급성, 중요성, 실천 가능성을 축으로 정리된 53개의 일 잘하는 특징 중 15개를 정했다.
대리와 과장급 3개년 고과 상위 10% 안에 드는 15명을 선정해 같은 방법으로 18개를 정했다. 중복되는 7가지를 제외하고 인사팀 직원과 주니어보드가 함께 회사에서 일 잘하는 원칙 10가지와 내재화 방안을 정해 경영회의에 보고했다.
경영회의에서는 10가지 중 1개를 후순위에 있던 안으로 교체하고 원안을 승인하였다. 회장은 A팀장에게 잘했다는 칭찬과 철저한 내재화를 통해 업무에 실천하도록 하라는 당부를 했다.A팀장이 보고한 일의 원칙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
② 길고 멀리 보며 항상 목표를 중심으로 한 방향 정렬을 한다
③ 올바른 결정을 신속하게 한다
④ 명확하게 지시하고 간결하게 보고한다
⑤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양성을 인정한다
⑥ 후공정을 항상 생각한다
⑦ 실패를 딛고 간절한 마음으로 악착같이 실행한다.
⑧ 혼자가 아닌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소통하고 협업한다.
⑨ 매일 3회 칭찬을 하며,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는다
⑩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성과를 창출하고 비효율을 제거한다.

어떻게 내재화하고 실천하게 할 것인가?
일의 원칙을 정했다면 이의 내재화와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내재화와 실천을 위해 많은 성공요인이 있지만, 이 기고에서는 두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첫째, 팀장이 권한을 갖고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팀장의 역할과 조직관리’ 강의를 하면서 팀장들에게 팀장으로서 힘든 점에 대해 물었다.
가장 많은 답변은 권한이 없다고 한다. 해야 할 일은 많고 팀원들도 일을 버거워 하는데 줄 수 없는 상황이라 늦은 밤과 주말 출근해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한다. 직속상사가 아닌 타 조직의 상사가 급하게 일을 요청하고 CEO도 직접 불러 일을 지시한다.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힘들다고 한다. 가장 힘든 점은 잘못했을 때의 책임이다.
자신의 일을 잘못했을 때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책임 전가와 요청한 일이 잘못되어도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팀장이 힘들어 하며 동기부여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일의 원칙을 세우고 내재화하기란 불가능하다. 먼저 일의 원칙을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부서장이 일의 의미를 알고 불타 있어야 한다. 바쁘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부터 처리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하며 본인이 전부 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팀원과 함께 하거나 상사의 힘을 빌릴 줄 알아야 한다. 정 안되면 외부 컨설팅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팀장이 일의 바람직한 모습, 방향과 전략, 일하는 방식이 명확하면 팀원들에게 일의 원칙은 자연스럽게 내재화되고 실천된다. 팀장의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조직과 구성원을 경쟁력 있게 육성하는 것이다. 강한 팀장 밑에 약졸은 없다.둘째, 일의 과정을 서로에게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는 향상된다.
자신만 힘들고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팀원이 있다. 이런 팀원이 있으면 팀워크는 강할 수가 없다. 자신만 힘든데 타 팀원의 협조에 응하지 않으며 매사 부정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의 원칙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팀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공유 되어야 한다. 매주 자신이 어떤 일을 했으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그 결과물이 무엇인가 발표하게 한다. 다음 주 계획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포스코에는 VP(Visual Planning)을 도입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일의 공유를 통한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가고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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