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부터 보정 없이…" 승무원 룩북 영상, 성상품화 논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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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스타일 아닌 속옷 차림 담는 룩북유튜브에서 룩북 채널을 운영하는 A 씨가 승무원을 성상품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룩북 전문 유튜버 A 씨, 승무원 의상 영상 게재
항공사 측 "유니폼 디자인권 침해"
A 씨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승무원 룩북 / 항공사 유니폼 + 압박스타킹 코디'라는 제목으로 속옷부터 항공사 유니폼을 입는 영상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총 8분 16초 분량의 영상에서 A 씨는 2벌의 승무원 유니폼을 착용했다. 속옷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 A 씨는 스타킹을 신는 모습은 물론 갈아입는 모습까지 모두 영상으로 담았다.
A 씨는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승무원의 스카프와 헤어핀도 함께 착용하면서 액세서리에 신경을 썼다"고 영상을 설명하면서 "속옷부터 갈아입는 모습까지 보정 없이 솔직하게 담아낸 영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당 의상에 대해 "모두 제가 직접 구매한 의상"이라며 "보정 속옷이나 앱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룩북'(look book)은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경향이나 스타일을 담은 사진집을 뜻한다. 유튜브에서는 계절에 맞는 코디법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칭하는 용어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일부 유튜버들 사이에서 스타일링을 보여주기 보다는 속옷 노출을 하면서 조회수를 높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승무원의 경우 유니폼을 착용해 '룩북'이라는게 필요하지 않지만, 따로 유니폼을 구매해 영상을 촬영했다는 점에서 "특정 직업군을 성상품화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A 씨는 이전에도 '미니스커트&스타킹 코디 룩북', '스타킹&하이힐 ASMR', '이벤트복 룩북 / 바니걸 / 메이드복 / 제복 / 스타킹 + 하이힐 코디' 등을 선보이며 코디보다는 선정적인 섬네일(Thumbnail, 미리보기)을 내걸었다. 특별한 자막과 설명도 없이 속옷만 입고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다 주제에 맞는 옷을 입었다. A 씨는 미국의 아프리카TV로 불리는 패트리온에서 성인 유료 방송을 진행 중이다. 영상을 보려면 성인 인증을 하거나 월 200달러(한화 약 24만 원)을 후원해야 한다. A 씨의 승무원 유니폼 착용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윤지오가 항공사 유니폼으로 보이는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제작했을 당시 대한항공은 공식 SNS를 통해 "영상 속 등장 인물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없는바, 당사 유니폼 무단 거래 또는 복제품 착용 후 영상을 촬영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행위는 당사 유니폼 디자인권 침해 사항일 뿐 아니라 영상물의 내용은 대한항공 브랜드 및 승무원 이미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디자인 보호법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해당 영상물을 즉시 삭제 조치할 것을 요구하고, 영상 출연 및 제작자에게도 상기 내용을 전달코자 한다"면서 제작자 혹은 유포자에 대한 제보를 당부했다. 선정적인 룩북 역시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꼽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을 받아 제작한 '미디어인권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선정적인 룩북 등의 콘텐츠와 관련해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성적 대상화 콘텐츠가 (유튜브에) 다수 있다"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콘텐츠를 방지하기 위해 신고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