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옹호' 논란…與 "윤석열과 달라" vs 野 "딱하다"

이재명 "전두환, '3저 호황' 당시 경제 성과"

안민석 "지역별 역사 인식 차이 좁힐 계기"
"윤석열, 공감 능력 부족…국민 불편했을 것"

이준석 "TK 민심 이재명 향하지 않을 것"
"전두환·박정희 옹호는 평면적 접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0월 22일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옹호' 논란을 두고 여야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여야는 각각 '균형 있는 역사 인식으로 지역적 차이를 좁혔다'거나 '대구·경북(TK) 민심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평가가 엇갈렸다.

안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는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역사를 균형 있게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그는 "가령 광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대구·경북에서의 평가가 다르듯이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차이가 있다"며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를 이 후보 발언을 계기로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시민들뿐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가 역사적 평가에 대한,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지역마다 너무 불균형이고 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느냐"며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공과 과를 올바르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사진=뉴스1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이 인사는 잘했다는 발언을 했을 때 민주당에서 공세를 취했기 때문에 표리부동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윤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을 치하한 발언과는 결이 다르다"라고 답했다.안 단장은 "윤 후보 같은 경우 5·18 빼고 나머지는 다 잘했다고 좋은 정치를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아마 국민이 불편해하셨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지금까지 공감 능력이 부족한 발언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당시 전두환 씨에 대한 평가는 대단히 부족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그는 "이 후보가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진보진영에서도 가장 왼쪽에 있던 분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런 발언을 한 건 결국 표의 확장성을 더 가져오지 못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을 재평가한다고 해서 TK 민심이 이 후보를 향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기에 참 딱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이어 "TK라는 지역을 정치적으로 고착화됐다고 보고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좋아할 거라는 생각에 이런 발언을 하는 인사들이 있다"며 "저는 지난 2월 전당대회 때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고,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연설하고 당 대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평면적으로 이 후보같이 접근하는 것이 결코 표로 돌아 나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 후보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좀 더 TK 지역의 문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해결점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라고 평가했다.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며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팬데믹을 활용해 국가의 대대적 투자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한 것처럼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을 취하는, 그를 통해서 새로운 산업을 대대적으로 창출해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