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은 '특근'하는데…180도 다른 전주공장 상황

전주공장은 물량 없어 전환배치
현대차 전주공장, 15일부터 전환배치 신청접수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뉴스1

현대차 공장별 일감 격차가 악화하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해소하기 위해 특근에 나선 울산공장과 달리 전주공장은 물량 부족으로 공장 직원들의 전환 배치를 시행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1~5공장)은 이달부터 토요일 특근을 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에 따른 물량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다만 지난 11일은 한국타이어 파업 여파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울산 4~5공장 일부 라인만 특근을 했다.

울산공장에서는 아반떼, 아이오닉5, 싼타페, 투싼과 제네시스 차량 등 인기 모델이 생산된다. 이들 차량의 주문 후 출고까지 대기 기간은 아반떼 최대 6개월, 아이오닉5 최대 8개월, 싼타페 최대 9개월 등이다. 제네시스 GV60은 1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출고 물량이 밀린 상태다.

이달 본격적으로 재개한 토요 특근으로 현대차는 월 2만~2만4000대의 추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현대차의 월간 글로벌 판매량이 내수 6만대 포함 약 32만대임을 고려하면 많은 양은 아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현대차는 생산량 확대 차원에서 울산공장의 일요일 특근(특별연장근로)도 추진했다. 특별연장근로는 돌발 상황이나 업무량 폭증 등 특별한 상황에서 근로자와 고용노동부의 동의를 받아 주 52시간 업무가 가능하게 만든 제도다.

지난 10월 공개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소식지를 보면 올해 4분기 울산공장은 △1공장 22회 △2공장 22회 △3공장 14회 △4공장 16회 △5공장 51라인 16회·52라인 18회의 주말특근(토·일 포함) 운영을 계획했다. 하지만 일요 특근은 개별 공장 대표자들과 9개 사업부 노조 대표가 주 7일 근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특별연장근로 동의 서명을 거부하기로 결의해 무산된 상태다.

상용차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주공장 상황은 180도 다르다. 특근은커녕 일감이 없어 직원들을 타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는 "직원 고충 처리 차원에서 이번 전환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전주공장 생산 물량 부족에 따른 조치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전주공장은 지난 10월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타리아 물량 일부를 이전받아 생산에 나섰으나 상용차 내수·수출 판매 감소세 대비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오는 15일부터 전환배치를 원하는 전주공장 직원들의 신청 접수를 받는다.

현대차 노조의 공장별 일감 부족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는 팰리세이드 물량 문제를 두고 울산 4공장과 울산 2공장 사이에 갈등을 빚었다. 당초 4공장에서만 생산하기로 한 팰리세이드 물량 일부를 주문량 폭주에 2공장에서도 생산하자는 얘기가 나오자 4공장 노조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내 전환 배치는 이전부터 있어왔던 제도"라며 "이번 배치는 물량 부족, 직원들의 고충 등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신청을 받아 진행하게 됐으며 전환 인원은 소규모가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