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5% 미만 파푸아뉴기니, 방치하면 새 변이 온상될수도"

백신 불신·인프라 부족으로 접종률 낮아
전 세계를 휩쓸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호주와 지척에 있는 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파푸아뉴기니에 코로나19가 널리 퍼졌지만 이 지역 성인의 백신 접종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해 이곳에서 코로나19의 다음 변이가 발견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버넷 연구소의 감염학자 스테파니 바처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는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고 변이가 나올 확률도 높다"며 "호주는 이곳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오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푸아뉴기니는 호주의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두 국가간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은 4㎞에 불과하다. 파푸아뉴기니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인구 900만여명의 파푸아뉴기니에서 코로나19 공식 사망자는 573명이고 누적 확진자는 3만5천여 명이다.

하지만 낮은 검사 비율이나 코로나19의 낙인을 우려하는 정서 등을 고려하면 실제 발병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가디언은 현지인들이 가족이 사망하면 사망진단서에 사인으로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을 적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바처는 수도 포트모르즈비의 한 종합병원 내 의료진 24%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미 코로나19가 널리 퍼져있다는 의미다. 사실 파푸아뉴기니에는 충분한 양의 백신이 들어갔지만 백신 집단 접종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호주 적십자의 국제 인도주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아드리안 프라우즈는 파푸아뉴기니의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호주 정부의 잘못된 메시지 전달과 백신 보관용 냉동고 등 인프라 부족, 토착신앙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초 호주 정부는 파푸아뉴기니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국내에는 혈전 위험이 있다며 60대 이하에게는 접종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자 불안을 느낀 파푸아뉴기니인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백신을 맞는 것이 좋지 않다는 주술적인 이유와 인프라 시설 부족 등이 겹치면서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은 상태다. 프라우즈는 "백신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호주 정부가 파푸아뉴기니 지역에서 신뢰받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