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밀키트 大戰'…롯데, 양갈비 들고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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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화·신라호텔에 이어특급호텔들이 고급 밀키트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라호텔에 이어 국내 1위 호텔 체인인 롯데호텔이 자체 프리미엄 밀키트를 내놨다.
롯데도 '자체 브랜드' 론칭
첫 상품 '허브 양갈비' 출시
롯데호텔은 자체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를 론칭하고 첫 상품으로 ‘허브 양갈비’(사진)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롯데그룹 통합 e커머스 롯데온에서 단독 판매한다. 주문을 받아 1주일에 한 번 배송되는 사전예약 방식이다.호텔 셰프들이 개발한 고급 밀키트다. 어린 양의 최고급 갈빗살 부위인 ‘프렌치 랙’을 사용했고, 가지·호박·토마토 등을 볶아 토마토 소스를 넣고 끓인 라타투이와 콜리플라워를 넣은 퓌레 등 곁들여 먹을 음식의 재료들도 제공한다. 조리법뿐 아니라 플레이팅 노하우도 동봉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급성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타깃”이라며 “집에서도 호텔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내 특급호텔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급 밀키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호경전의 유니짜장·삼선짬뽕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63빌딩 뷔페 ‘파빌리온’ 메뉴들을 밀키트로 판매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최근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협업한 밀키트를 내놨다.
특급호텔들에 밀키트 사업은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사업으로 통한다. 기존 인력인 셰프들을 활용해 상품 개발만 직접 하면 되기 때문이다. 밀키트 제조는 설비투자가 요구되고 식재료를 다듬어 파는 특성상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호텔들은 셰프들을 활용해 밀키트 레시피를 개발한 뒤 생산은 제조업체에 맡긴다. 롯데호텔 밀키트는 롯데푸드가, 한화호텔과 신라호텔 밀키트는 프레시지 등 밀키트 전문업체가 맡고 있다. 판매는 롯데온과 쓱닷컴 등 e커머스가 담당한다.밀키트 제조 및 판매업체들에 ‘특급호텔 레스토랑’ 브랜드는 독보적이다. 밀키트 분야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자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수준 높은 제조공정이 없어 수익성도,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낮추거나 제품 고급화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미쉐린 가이드 식당 등 이름난 레스토랑을 보유한 호텔과 협업할 유인이 클 수밖에 없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호텔 밀키트들은 마케팅을 별로 하지 않아도 수익이 난다”며 “대형 e커머스에서 먼저 밀키트 입점 제안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