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저렴하게 공급, 中企 활로 터줘야"

고병헌 파평산단개발 대표
“중소기업의 80%는 공장을 임차해 쓰고 있습니다. 산업단지를 저렴하게 공급하면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파평산업단지개발 대표·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산단은 가격 부담이 큰 데다 조성도 오래 걸리는 탓에 중소기업이 선뜻 분양받기 어려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수도권 지역에선 신규 공장 허가를 내주지 않는 실정”이라며 “공업용수, 전기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산업용지는 갈수록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이사장은 “민간 산단을 통해 실수요 중소기업에 양질의 산업용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산단은 예산 확보부터 각종 인허가 과정 등을 거치면서 기업 입주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자금력이 비교적 부족한 중소기업이 진입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민간 전문가가 주도하면 기간을 2~3년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5년부터 고 이사장 주도로 조성된 수원고색게임산단(33만㎡), 파주적성산단 1단계(46만8000㎡), 파주적성산단 2단계(13만5000㎡)는 현재 100% 분양을 마치고 가동 중이다.공급가격 역시 인근 산단에 비해 30%가량 저렴한 편이다. 고 이사장이 분양 중인 네 번째 민간 산단인 파주파평일반산단(60만6000㎡)은 지난 7월 착공식 당시 3.3㎡당 공급가격이 95만원으로 인근 산단 공급가격(3.3㎡당 180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 이사장은 “토지 매입부터 인허가, 설계, 분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한 게 비용을 낮춘 비결”이라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1980년대 초반 국내 최초로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기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보급한 인물이다. 갤러그, 핑퐁 게임 등 다양한 상품이 히트하면서 1989년 무역의 날엔 ‘천만불 수출의 탑’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