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가' 놓고 계속 평행선…에디슨-EY한영 입장차

인수대금 조정기일 또 연장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인수가격을 놓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 간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인수대금 조정기일도 계속 밀리는 모습이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에서 13일로 한 차례 늦춰진 쌍용차의 인수대금 조정기일이 또다시 연기됐다. 쌍용차 인수대금을 놓고 에디슨모터스와 EY한영 양측 입장이 엇갈려서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구체적 날짜는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 연기된 것은 맞다"고 했다.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최근 쌍용차 정밀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견됐다며 EY한영에 쌍용차 입찰가(3100억원)의 5%에 해당하는 155억원을 깎아달라고 요청했다. 155억원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지난달 2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조정 가능한 최대금액이다.

하지만 EY한영은 회생 인수·합병(M&A)은 장부가액이 아닌 청산가액 기준으로 거래되는 것이라며 50억원 삭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액 조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

업계 관계자는 "장부가액에서 부실이 발견됐다고 인수가격을 낮춰달라고 주장하는 에디슨모터스 측 태도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산업은행이 대출 거부 의사를 밝히자 부담을 느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시도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인수가 조정을 놓고 양측 줄다리기가 길어지면서 본계약과 회생계획안 제출도 늦어지고 있다. 본계약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내년 1월1일로 연기됐다.

본계약이 체결돼도 끝난 게 아니다. 회생계획안 제출까지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 있다. 회생계획안은 쌍용차 상거래채권단 등 채권단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주채권단인 산은이 에디슨모터스 사업계획에 의구심을 보인다는 게 걸림돌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30일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제3의 기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에디슨모터스 측은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때도 이런 적은 없었다.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게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