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식구가 에워쌌지만 속수무책…2개월 아기, 美 토네이도로 사망

美 사상 최악의 토네이도, 2개월 아기 현재까지 최연소 희생자

토네이도 희생자 오클린 / 사진 = 아버지 '더글러스' 페이스북 홈페이지 캡처

사상 최악의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를 강타한 가운데, 생후 2개월 아기가 이번 피해로 사망해 현지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NBC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켄터키주의 작은 마을 도슨 스프링스의 생후 2개월 된 오클린 쿤이 토네이도에 휩쓸려 머리를 다쳐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오전 끝내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아기의 아버지 더글러스 쿤에 따르면 지난 10일 토네이도가 닥치자 가족들은 모두 욕실로 대피했다. 당시 오클린은 카시트에 고정된 채로 두 오빠와 함께 욕조에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이들을 쿤, 그의 아내, 그의 장모가 마치 '인간 방패'처럼 에워싸고 토네이도가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초강력 토네이도에 집 전체가 뜯겨 나갔고 쿤 가족은 결국 이웃집까지 날아갔다. 더글러스는 "(토네이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 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토네이도는 우리 가족을 집어 올려 던져버렸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부서진 이웃집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더글러스는 "아들 한 명은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고 다른 한 아들도 상처 투성이로 발견됐다"고 참혹했던 상황을 말했다. 막내 오클린도 처음 발견했을 땐 심하게 멍이 들어있었지만 괜찮아 보였다. 이후 오클린의 상태는 크게 악화했다. 병원은 12일 오클린의 목 쪽의 혈관이 손상돼 뇌출혈이 의심된다고 진단했고 오클린은 다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 두부가 심하게 부어오른 오클린은 사경을 헤매다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13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CNN에 따르면 최소 4개의 토네이도가 이날 한번에 들이닥쳐 도슨 스프링스의 약 75%가 파괴됐다. 또한 도슨 스프링스를 포함한 켄터키 주 전체에서 최소74명이 사망했으며 여기에는 어린이가 6명이나 있었다. 켄터키 주 측에 따르면 최소 109명이 행방불명이고 사망자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