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올림픽서 만나자" 反美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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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화상 정상회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맞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참석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바이든 겨냥 "내정간섭 말라"
대만·우크라 입장엔 상호 지지
15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74분간 화상회담을 열고 미국 주도의 ‘가치 외교’와 ‘동맹 외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국은 미국 등에 맞서 전략적 협력 관계도 강화하기로 했다.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은 “국제적으로 어떤 세력들은 ‘민주’ ‘인권’이란 간판을 내걸고 중·러 양국의 내정에 멋대로 간섭하고, 국제법과 공인된 국제관계 준칙을 난폭하게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10일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고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어떤 형태로든 ‘소그룹’을 구성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커스와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외교 행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10만 명을 배치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르면 내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 앞서 러시아는 미국에 자국의 안보를 법적으로 보장해달라며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요구사항에 대한 시 주석의 지지를 얻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스포츠와 올림픽 운동의 정치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베이징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는 등 ‘외교적 보이콧’에 나선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양국 관계를 ‘21세기 국가 간 협력의 진정한 모범’이라고 평가한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새로운 협력 모델이 형성됐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BRICS)에서 함께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중국 시간으로 오후 4시7분 시작해 5시21분 마무리됐다. 반미를 고리로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두 정상이 공식 대화에 나선 것은 지난 8월 25일 전화 통화 이후 110여 일 만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