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글로벌 증시 강타한 오미크론…WHO “확산 속도 너무 빠르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공포가 또 다시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치명률이 낮더라도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긴급 화상 브리핑을 열어 “오미크론이 대부분의 국가에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오미크론 변이는 다른 어떤 바이러스에서도 보지 못한 속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77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됐는데 사실상 대다수 국가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오미크론 감염 때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치부해선 안 된다”며 “감염자 수가 급증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준비가 덜 된 의료 시스템을 압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불평등 문제 때문에 41개국의 접종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팬데믹(대유행)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백신 제조업체인 모더나의 폴 버튼 최고의학책임자(CMO) 역시 “오미크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가볍고 덜 심각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 중 15%가 중환자실에 있다는 수치를 보면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한 지난 8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오미크론 변이 사망률이 델타 변이 사망률보다 낮은 게 사실이지만 오미크론 변이 역시 질병을 퍼뜨리기에 아주 적합하고 심각한 바이러스라는 얘기다.

영국에선 이날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취해온 입국 규제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퍼질대로 퍼졌다는 판단에서다.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세계 일일 감염자 수가 또 다시 급증세를 타고 있다. 월도미터 제공
영국은 국가별로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해 적색 국가를 지정해왔다. 적색 국가에서 영국에 들어오려면 시민권이나 장기체류비자가 있어야 하고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열흘간 격리해야 한다. 영국에선 전날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한 명이 사망했다.

오미크론 진앙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전체 검사자 중 35%가 확진자로 확인됐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이날 2만3884명이 새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하루 앞두고 있는데다 오미크론 공포까지 다시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전날 대비 1.08% 떨어진 15,453.56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0.69% 하락한 6,895.31,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는 0.18% 떨어진 7,218.64로 각각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는 0.74% 내려간 4,151.90으로 종료됐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