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국 일리노이주 인구 유출 주원인은 높은 세율"

25~39세 인구 감소… "급속한 인구 노화로 재정악화 부담감"
미국 3대 도시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주의 인구가 지난 10년새 1만8천 명 가량(약 0.1%) 감소하며 연방하원 1석을 잃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 정계를 주도하는 민주당 측은 "길고 혹독한 겨울을 피해 남쪽 지방으로 이주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은 최근 "건전한 조세 정책과 경제 상황을 갖춘 주로 떠나는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2020 인구 총조사 결과, 일리노이는 웨스트버지니아, 미시시피와 함께 지난 10년새 인구가 감소한 단 3개 주 중 하나로 확인됐다.

그러나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고령화함에 따라 55세 이상 인구는 외려 더 늘었다. 일리노이주의 중위연령은 2010년 36.6세에서 2020년 38.8세로 높아지며 미 전역에서 가장 빠른 노화를 보인 주 가운데 하나로 손꼽혔다.

은퇴 후 거주지로 인기있는 플로리다주의 중위연령이 42.7세이나, 지난 10년새 일리노이주가 젊은층 인구를 잃은 반면 플로리다주에는 젊은층 인구가 늘어났다.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의 잭 케네디는 "미국 전체적으로는 핵심 노동 연령대인 25~39세 인구가 증가했으나 일리노이에서는 같은 연령대 인구가 줄어들었다"면서 "타주로 대학을 간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도 한가지 원인"이라고 말했다. 타주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복귀율이 가장 낮은 주는 뉴저지였으며 일리노이가 뒤를 이었다.

WSJ은 일리노이와 뉴저지의 공통점으로 재산세와 소득세 등의 세율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일리노이주의 법인세는 미국내 최고인 9.5%다. 높은 세율이 일자리 성장을 억제하고 젊은층은 일자리가 있는 타주로 떠나가게 된다는 해석이다.

일리노이주의 18세 이하 인구도 지난 10년새 35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WSJ은 "형편없는 수준의 공립학교들이 젊은 가족들의 이주를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젊은층 유출이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미래 경제·재정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