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결산] 연합뉴스 선정 10대 국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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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진 가운데 각 분야에서 일상 회복 움직임이 본격화한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자산 가치는 크게 올랐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 3,000고지를 넘어섰다.
정부는 세제를 강화하고 대출을 죄며 집값 잡기에 나섰으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20∼30세대는 부동산 가격 앙등, 낮은 취업률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정과 정의'를 화두로 던졌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선 후보가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동학대 사건은 어김없이 반복됐고, 스토킹 범죄는 더 잔혹해졌다.
군대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잇따랐다. K-컬처의 지구촌 인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방탄소년단은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역대 최고 히트작이 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는 한국 우주 발사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극적인 현대사를 장식했던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선정한 10대 국내뉴스. ◇ 코로나19 유행 2년째…가까스로 시작한 '일상회복' 중단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코로나19 유행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2∼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1차 유행, 8월 이후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11월 중순께부터 올해 1월 초·중순까지 계속된 3차 유행에 이어 지난 7월부터는 4차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4차 유행 초기에는 신규 확진자가 하루 1천명을 넘는 수준이었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는 7천명 안팎으로 급증했으며 위중증 환자도 1천명에 육박했다.
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80%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으나 추가접종이 지연되면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고령층 중환자도 속출하면서 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우리 사회는 올라간 접종률을 기반으로 11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갔으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자 한 달여 만에 방역 강화로 '유턴'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가 전 세계에서 우세종이 된 가운데, 11월 하순에는 '오미크론'으로 명명된 새로운 변이까지 등장해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16일부터 시작됐다.
요양병원·시설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치료병원, 취약시설, 기저질환자, 고령자, 50대, 18∼49세, 소아·청소년 순으로 접종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얀센 등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4종이 사용됐다.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 10월부터는 추가접종(3차 접종)도 시작됐다. ◇ 부동산·취업난…'공정과 정의' 화두 던진 2030·MZ세대
20~30대가 사회 전반에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도 불리는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 낮은 취업률 등으로 극심한 사회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하다.
올해 8월 기준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87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5만3천명 늘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3년 넘게 취업을 못 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낸 청년은 10만명에 육박했다.
점점 더 벌어지는 세대 간 부의 격차로 불안감에 내몰린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빚투' 열풍이 불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2030세대의 신용거래융자 신규대출은 약 38조7천억원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여권 인사의 '내로남불' 논란 등은 젊은층의 분노를 더욱 키웠고 정치권에도 직접적인 여파를 미쳤다.
올해 4월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했다.
4년 전 19대 대선 당시만 해도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던 2030은 보수 정당 쪽으로 돌아선 양상을 보였다.
이어 6월 열린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서는 국회의원 당선 경력이 없는 36세 이준석 대표가 20대 남성 등의 지지에 힘입어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로 선출됐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공정'을 내세워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뽑혔다.
2030세대는 내년 3월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 코스피 3,000시대 개막…주역은 '동학개미'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고지를 밟았다.
코스피는 올해 1월 6일 장중에 3,000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이튿날(3,031.68)에는 종가 기준으로도 돌파했다.
1956년 국내 주식시장이 문을 연 이후 65년 만이고,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도입된 이후로는 38년 만이다.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0을 넘어섰고 2007년 7월 25일 2,000선을 돌파했다.
1,000에서 2,000까지 18년, 2,000에서 3,000까지 14년 걸렸다.
저금리 흐름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의 역할도 있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패닉으로 코스피가 1,400대로 밀리자 개인들은 이른바 '동학 개미'가 돼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12월 초까지 70조원 안팎을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에 맞서 코스피를 지탱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과거 급격한 지수 하락 이후 반등이 있었다는 역사를 학습한 개인들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고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붐은 한국 주식시장의 저변 확대와 발전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증권사 등에서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빚투' 등 문제도 낳았다. ◇ 세제·대출·공급 '트리플 압박'에도 더 오른 집값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집값이 크게 뛰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올해 전국의 집값은 10월까지 8.93% 올라 이미 작년 전체 상승률(5.36%)을 넘어섰다.
부동산 과열기로 꼽히는 2006년(11.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11.61%)의 상승률이 지방(6.57%)의 2배에 육박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서울(5.60%)보다는 경기(15.17%)·인천(14.77%)이 더 크게 뛰었다.
지난해 서울의 집값이 단기 급등하자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 등이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인천 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진 것이다.
정부는 올해도 부동산 규제와 보유세 등 세제를 강화해 수요 억제에 나섰으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30대를 중심으로 한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대규모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을 통해 물량 공세로 반전을 꾀했으나 이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빛이 바랬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가 이들이 보유한 여분의 주택을 시장에 나오게 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도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는 세 부담을 줄이려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택하면서 빗나갔다.
다만 하반기 들어 집값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통해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최근 집값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전세 시장은 '임대차 3법' 후유증이 계속되며 10월까지 전국적으로 5.76% 올라 이미 작년 전체 상승률(4.61%)을 넘어섰고, 종부세 등 늘어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월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됐다. ◇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검찰·공수처 수사
2022년 3월 9일 치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여당과 제1야당 대선 후보가 검찰,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며 사법 리스크를 안고 선거운동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은 2015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일부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이 돌아간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4인방'을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고, 수사 초기부터 야권에서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개발사업을 둘러싼 비위 전반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성남시청과 시장실 등을 압수수색 했지만, 이 후보 등 '윗선'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도 고발됐으며, 검찰은 고발인 조사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와 연관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범행을 주도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은 기소됐지만, 김씨 관여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공수처는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의혹 4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를 입건하며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9월에는 고발 사주 의혹, 10월에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수사에도 나섰다.
한 전 총리 사건은 윤 후보 측에 의견서를 요청하는 등 다소 진전이 있는 모습이지만, 나머지 사건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반복되는 아동학대, 잔혹해진 스토킹 범죄
지난해 발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올해도 비극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2월 경기 용인에서 10살 조카를 마구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부부가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훈육을 이유로 조카를 20여 차례 폭행하고 2차례 물고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부부는 1심에서 각각 징역 30년과 1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같은 달 수원에서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아를 반지를 낀 손으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친부의 범죄가 드러나 공분을 샀다.
4월에는 경기 화성에서 입양한 33개월 여아가 말을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나무 구둣주걱과 손 등으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양아버지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월부터 스토킹처벌법이 시행 중이지만 스토킹 범죄는 날로 잔혹해지고 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태현(25)은 지난 3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여성이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 서울 노원구 집에 찾아가 해당 여성과 여동생, 어머니를 모두 살해했다.
서울 중구에서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토킹 가해자의 습격을 받아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했으나 결국 살해당했고, 송파구에서는 한 여성에 대해 신변조치 결정이 이뤄진 지 나흘 만에 스토킹 가해자에 의해 가족이 살해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로 인해 스토킹처벌법 및 신변보호 제도 무용론과 비판이 일었고, 경찰은 뒤늦게 스토킹 범죄에 대해 유치장 입감 등 적극적인 조치와 신변보호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 군대 잇단 성폭력·급식 부조리 폭로…사건·사고로 얼룩진 군
4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격리된 병사들에게 "감방보다 못한 급식이 제공된다"는 SNS 폭로를 시작으로, 여러 부대에서 이른바 '분노의 식판' 인증샷이 쏟아졌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신병들이 화장실 사용 시간까지 통제받는 등 과잉방역 논란도 제기됐다.
군은 뒤늦게 급식 정책 전반을 점검해 대책을 내놓았다.
5월에는 공군 성추행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이 터졌고, 유족들이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방부 검찰단이 대대적 재수사에 착수했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특임군검사가 투입됐고, 공군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수사 조치가 이뤄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윤일병 사건' 이후 7년 만에 병영문화 개선기구인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출범해 병영문화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그러나 8월 해군에서도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유사 사건이 이어지며 군의 자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2월에는 북한 남성이 강원도 동해상으로 헤엄쳐 남하한 이른바 '오리발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합참 조사 결과 군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음에도 대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훼손된 배수로가 확인되는 등 경계상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각종 사건·사고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작년 9월 취임 이후 일곱 차례 대국민 사과를 하는 기록을 세웠다. ◇ BTS·미나리·오징어 게임…지구촌 달군 K-컬처
올해 지구촌은 방탄소년단(K팝)과 '오징어 게임'(드라마), '미나리'(영화) 등 K-컬처 열기로 뜨거웠다.
K팝 대표 주자인 방탄소년단은 5월 발표한 '버터'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10주 1위를 기록했다.
또 '퍼미션 투 댄스'와 '마이 유니버스'로도 이 차트 정상에 등극해 올해 통산 12주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 오프라인 콘서트로 21만4천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인기를 과시했다.
방탄소년단은 또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영화계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만든 자전적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로,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해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영화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 등 112개의 상을 받았다.
한인 가정의 할머니 순자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방송가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세계인을 매료시키며 인기 영상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이 출연했다.
'오징어 게임'은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고섬 어워즈' 등에서 수상했으며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 '순수 국내 기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첫 발사…우주강국 성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됐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의 발사체로 추력(推力) 75t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여 있는 1단부, 추력 75t급 액체엔진 1기가 달린 2단부, 추력 7t급 액체엔진이 탑재된 3단부로 구성됐다.
이날 3단부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하고 하늘로 날아오른 누리호는 이륙 후 모든 비행 절차를 수행했으나, 3단 엔진이 예상보다 빨리 꺼지면서 모사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누리호가 최종 임무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기술적으로는 성공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를 주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누리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3단 엔진 조기 연소 원인을 찾아낸 뒤 이를 보완해 내년 5월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2010년 3월 개발에 들어간 이래 11년 7개월여간 2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초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발사체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돼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민간기업들과 함께 누리호 2차 발사 이후 2027년까지 총 4차례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기업에 발사체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할 계획이다. ◇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비극적인 한국 현대사를 장식했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약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은 10월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전립선암과 소뇌 위축증 등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했던 노 전 대통령은 병세가 악화되며 서울대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했다.
28일 뒤인 11월 23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33년 전 그가 잠시 속세를 등지고 강원도 인제 백담사에서 은거를 시작한 날이었다.
알츠하이머와 다발성 골수종 등을 앓던 고인은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쓰러져 숨을 거뒀다.
육사 11기 동기인 두 사람은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과 함께 1979년 12월 12일 정권 찬탈을 위한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전씨는 정국을 장악한 뒤 계엄령을 선포하며 1980년 '서울의 봄'으로 상징되는 민주화 바람을 짓밟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했다.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민주화 열기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을 약속했고 1987년 체제 이후 첫 직선 대통령에 선출됐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와 5·18 무력 진압,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함께 수감됐다가 1997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과거 행보에 대한 '반성' 여부 등에 따라 고인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생전에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가 사죄의 뜻을 밝히고 유언으로나마 반성의 뜻을 남긴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고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끝내 5·18 사죄가 없었던 전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고 정치권도 조문을 삼갔다. 부인 이순자 씨가 발인식에서 15초가량 짤막한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5·18 유족들은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자산 가치는 크게 올랐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 3,000고지를 넘어섰다.
정부는 세제를 강화하고 대출을 죄며 집값 잡기에 나섰으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20∼30세대는 부동산 가격 앙등, 낮은 취업률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정과 정의'를 화두로 던졌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선 후보가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동학대 사건은 어김없이 반복됐고, 스토킹 범죄는 더 잔혹해졌다.
군대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잇따랐다. K-컬처의 지구촌 인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방탄소년단은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역대 최고 히트작이 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는 한국 우주 발사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극적인 현대사를 장식했던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선정한 10대 국내뉴스. ◇ 코로나19 유행 2년째…가까스로 시작한 '일상회복' 중단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코로나19 유행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2∼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1차 유행, 8월 이후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11월 중순께부터 올해 1월 초·중순까지 계속된 3차 유행에 이어 지난 7월부터는 4차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4차 유행 초기에는 신규 확진자가 하루 1천명을 넘는 수준이었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는 7천명 안팎으로 급증했으며 위중증 환자도 1천명에 육박했다.
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80%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으나 추가접종이 지연되면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고령층 중환자도 속출하면서 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우리 사회는 올라간 접종률을 기반으로 11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갔으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자 한 달여 만에 방역 강화로 '유턴'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가 전 세계에서 우세종이 된 가운데, 11월 하순에는 '오미크론'으로 명명된 새로운 변이까지 등장해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16일부터 시작됐다.
요양병원·시설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치료병원, 취약시설, 기저질환자, 고령자, 50대, 18∼49세, 소아·청소년 순으로 접종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얀센 등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4종이 사용됐다.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 10월부터는 추가접종(3차 접종)도 시작됐다. ◇ 부동산·취업난…'공정과 정의' 화두 던진 2030·MZ세대
20~30대가 사회 전반에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도 불리는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 낮은 취업률 등으로 극심한 사회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하다.
올해 8월 기준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87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5만3천명 늘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3년 넘게 취업을 못 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낸 청년은 10만명에 육박했다.
점점 더 벌어지는 세대 간 부의 격차로 불안감에 내몰린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빚투' 열풍이 불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2030세대의 신용거래융자 신규대출은 약 38조7천억원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여권 인사의 '내로남불' 논란 등은 젊은층의 분노를 더욱 키웠고 정치권에도 직접적인 여파를 미쳤다.
올해 4월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했다.
4년 전 19대 대선 당시만 해도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던 2030은 보수 정당 쪽으로 돌아선 양상을 보였다.
이어 6월 열린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서는 국회의원 당선 경력이 없는 36세 이준석 대표가 20대 남성 등의 지지에 힘입어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로 선출됐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공정'을 내세워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뽑혔다.
2030세대는 내년 3월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 코스피 3,000시대 개막…주역은 '동학개미'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고지를 밟았다.
코스피는 올해 1월 6일 장중에 3,000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이튿날(3,031.68)에는 종가 기준으로도 돌파했다.
1956년 국내 주식시장이 문을 연 이후 65년 만이고,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도입된 이후로는 38년 만이다.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0을 넘어섰고 2007년 7월 25일 2,000선을 돌파했다.
1,000에서 2,000까지 18년, 2,000에서 3,000까지 14년 걸렸다.
저금리 흐름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의 역할도 있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패닉으로 코스피가 1,400대로 밀리자 개인들은 이른바 '동학 개미'가 돼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12월 초까지 70조원 안팎을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에 맞서 코스피를 지탱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과거 급격한 지수 하락 이후 반등이 있었다는 역사를 학습한 개인들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고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붐은 한국 주식시장의 저변 확대와 발전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증권사 등에서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빚투' 등 문제도 낳았다. ◇ 세제·대출·공급 '트리플 압박'에도 더 오른 집값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집값이 크게 뛰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올해 전국의 집값은 10월까지 8.93% 올라 이미 작년 전체 상승률(5.36%)을 넘어섰다.
부동산 과열기로 꼽히는 2006년(11.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11.61%)의 상승률이 지방(6.57%)의 2배에 육박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서울(5.60%)보다는 경기(15.17%)·인천(14.77%)이 더 크게 뛰었다.
지난해 서울의 집값이 단기 급등하자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 등이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인천 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진 것이다.
정부는 올해도 부동산 규제와 보유세 등 세제를 강화해 수요 억제에 나섰으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30대를 중심으로 한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대규모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을 통해 물량 공세로 반전을 꾀했으나 이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빛이 바랬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가 이들이 보유한 여분의 주택을 시장에 나오게 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도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는 세 부담을 줄이려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택하면서 빗나갔다.
다만 하반기 들어 집값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통해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최근 집값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전세 시장은 '임대차 3법' 후유증이 계속되며 10월까지 전국적으로 5.76% 올라 이미 작년 전체 상승률(4.61%)을 넘어섰고, 종부세 등 늘어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월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됐다. ◇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검찰·공수처 수사
2022년 3월 9일 치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여당과 제1야당 대선 후보가 검찰,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며 사법 리스크를 안고 선거운동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은 2015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일부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이 돌아간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4인방'을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고, 수사 초기부터 야권에서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개발사업을 둘러싼 비위 전반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성남시청과 시장실 등을 압수수색 했지만, 이 후보 등 '윗선'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도 고발됐으며, 검찰은 고발인 조사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와 연관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범행을 주도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은 기소됐지만, 김씨 관여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공수처는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의혹 4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를 입건하며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9월에는 고발 사주 의혹, 10월에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수사에도 나섰다.
한 전 총리 사건은 윤 후보 측에 의견서를 요청하는 등 다소 진전이 있는 모습이지만, 나머지 사건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반복되는 아동학대, 잔혹해진 스토킹 범죄
지난해 발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올해도 비극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2월 경기 용인에서 10살 조카를 마구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부부가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훈육을 이유로 조카를 20여 차례 폭행하고 2차례 물고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부부는 1심에서 각각 징역 30년과 1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같은 달 수원에서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아를 반지를 낀 손으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친부의 범죄가 드러나 공분을 샀다.
4월에는 경기 화성에서 입양한 33개월 여아가 말을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나무 구둣주걱과 손 등으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양아버지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월부터 스토킹처벌법이 시행 중이지만 스토킹 범죄는 날로 잔혹해지고 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태현(25)은 지난 3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여성이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 서울 노원구 집에 찾아가 해당 여성과 여동생, 어머니를 모두 살해했다.
서울 중구에서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토킹 가해자의 습격을 받아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했으나 결국 살해당했고, 송파구에서는 한 여성에 대해 신변조치 결정이 이뤄진 지 나흘 만에 스토킹 가해자에 의해 가족이 살해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로 인해 스토킹처벌법 및 신변보호 제도 무용론과 비판이 일었고, 경찰은 뒤늦게 스토킹 범죄에 대해 유치장 입감 등 적극적인 조치와 신변보호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 군대 잇단 성폭력·급식 부조리 폭로…사건·사고로 얼룩진 군
4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격리된 병사들에게 "감방보다 못한 급식이 제공된다"는 SNS 폭로를 시작으로, 여러 부대에서 이른바 '분노의 식판' 인증샷이 쏟아졌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신병들이 화장실 사용 시간까지 통제받는 등 과잉방역 논란도 제기됐다.
군은 뒤늦게 급식 정책 전반을 점검해 대책을 내놓았다.
5월에는 공군 성추행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이 터졌고, 유족들이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방부 검찰단이 대대적 재수사에 착수했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특임군검사가 투입됐고, 공군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수사 조치가 이뤄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윤일병 사건' 이후 7년 만에 병영문화 개선기구인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출범해 병영문화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그러나 8월 해군에서도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유사 사건이 이어지며 군의 자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2월에는 북한 남성이 강원도 동해상으로 헤엄쳐 남하한 이른바 '오리발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합참 조사 결과 군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음에도 대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훼손된 배수로가 확인되는 등 경계상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각종 사건·사고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작년 9월 취임 이후 일곱 차례 대국민 사과를 하는 기록을 세웠다. ◇ BTS·미나리·오징어 게임…지구촌 달군 K-컬처
올해 지구촌은 방탄소년단(K팝)과 '오징어 게임'(드라마), '미나리'(영화) 등 K-컬처 열기로 뜨거웠다.
K팝 대표 주자인 방탄소년단은 5월 발표한 '버터'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10주 1위를 기록했다.
또 '퍼미션 투 댄스'와 '마이 유니버스'로도 이 차트 정상에 등극해 올해 통산 12주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 오프라인 콘서트로 21만4천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인기를 과시했다.
방탄소년단은 또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영화계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만든 자전적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로,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해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영화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 등 112개의 상을 받았다.
한인 가정의 할머니 순자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방송가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세계인을 매료시키며 인기 영상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이 출연했다.
'오징어 게임'은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고섬 어워즈' 등에서 수상했으며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 '순수 국내 기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첫 발사…우주강국 성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됐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의 발사체로 추력(推力) 75t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여 있는 1단부, 추력 75t급 액체엔진 1기가 달린 2단부, 추력 7t급 액체엔진이 탑재된 3단부로 구성됐다.
이날 3단부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하고 하늘로 날아오른 누리호는 이륙 후 모든 비행 절차를 수행했으나, 3단 엔진이 예상보다 빨리 꺼지면서 모사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누리호가 최종 임무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기술적으로는 성공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를 주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누리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3단 엔진 조기 연소 원인을 찾아낸 뒤 이를 보완해 내년 5월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2010년 3월 개발에 들어간 이래 11년 7개월여간 2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초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발사체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돼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민간기업들과 함께 누리호 2차 발사 이후 2027년까지 총 4차례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기업에 발사체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할 계획이다. ◇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비극적인 한국 현대사를 장식했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약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은 10월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전립선암과 소뇌 위축증 등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했던 노 전 대통령은 병세가 악화되며 서울대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했다.
28일 뒤인 11월 23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33년 전 그가 잠시 속세를 등지고 강원도 인제 백담사에서 은거를 시작한 날이었다.
알츠하이머와 다발성 골수종 등을 앓던 고인은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쓰러져 숨을 거뒀다.
육사 11기 동기인 두 사람은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과 함께 1979년 12월 12일 정권 찬탈을 위한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전씨는 정국을 장악한 뒤 계엄령을 선포하며 1980년 '서울의 봄'으로 상징되는 민주화 바람을 짓밟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했다.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민주화 열기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을 약속했고 1987년 체제 이후 첫 직선 대통령에 선출됐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와 5·18 무력 진압,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함께 수감됐다가 1997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과거 행보에 대한 '반성' 여부 등에 따라 고인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생전에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가 사죄의 뜻을 밝히고 유언으로나마 반성의 뜻을 남긴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고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끝내 5·18 사죄가 없었던 전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고 정치권도 조문을 삼갔다. 부인 이순자 씨가 발인식에서 15초가량 짤막한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5·18 유족들은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