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충수'…美경제 2033년 中에 역전되지만 2056년 재역전

일본경제연구센터 전망…역전 5년 늦어져
'세계 최대 경제대국 중국' 20여년 천하
中 민간 통제로 기술혁신·투자 위축
인구감소로 미국에 재역전 허용
일본경제연구센터
미국이 2033년 중국에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지위를 내주지만 2056년 다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국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이 자국의 민간기업을 규제해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자충수를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 경제연구소인 일본경제연구센터는 16일 발표한 '아시아경제 중기 예측' 보고서를 통해 2033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명목기준)이 35조8410억달러(약 4경2561조원)로 35조810억달러의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에 등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과 미국의 경제력 차이는 2038년 5%포인트까지 벌어지지만 2040년대 격차가 다시 줄어들기 시작해 2056년 미국이 중국을 재역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시점을 2028년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뒤바뀌는 시점이 5년 더 늦어진 셈이다.

중국의 추격이 더뎌진 것은 중국 정부이 민간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민간 부문의 통제를 강화하면서 생산성 향상이 더뎌지고 장기적으로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현상이 발생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린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도부는 과열된 국내 부동산을 식힌다는 명목으로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조치 역시 기술혁신과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률의 발목을 잡는다는 분석이다.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효과로 올해 미국 경제가 급속도로 회복된 점도 미중 경제의 역전 시점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2050년대 중국이 미국에 재역전을 허용하는 배경은 "인구감소와 생산성 향상률의 둔화로 성장률이 급속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소는 분석했다. 중국의 15~64세 생산연령 인구는 2013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출생자수는 1949년 건국 이후 최소치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전체 인구도 조만간 감소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아이를 3명까지 낳도록 허용하고,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교육 시장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높고 '아이는 한명만'이라는 인식이 뿌리깊어 인구 감소세를 되돌리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 많다.인구감소는 노동인구를 줄일 뿐 아니라 정부의 성장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이 연구소는 지적했다.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가 급증하면 정부가 하이테크 산업 등 성장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아시아경제 중기 예측'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국의 경제를 2035년까지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의 예상치가 2026년까지인데 비해 9년 더 먼 미래까지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경제에 대해서는 2060년까지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