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근원물가는 2% 근접할 것"

"오미크론 변이에 국제유가 하락"
"글로벌 공급병목 장기화 등 물가경로 상방리스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상당기간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2.3%, 내년은 2.0%로 제시했다. 향후 물가 여건과 관련해선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대체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전망기관은 동절기 이후 공급제약이 점차 완화하면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대체로 하향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타 원자재가격도 수급여건 개선으로 점차 안정되겠으나 위기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석유류 가격은 10월 이후 크게 상승한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휘발유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한 가운데 유류세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12월 중 오름폭이 둔화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수요 측면과 관련해선 "수출이 양호한 증가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흐름이 이어지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유류세 인하 등으로 정부정책 측면의 물가하방압력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소비자물가의 오름폭이 확대된 배경엔 석유류 및 농축산물가격 상승 폭 확대에 이어 내구재, 외식 등을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도 커진 영향도 있다. 외식물가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등으로 대면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재료비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집세도 전·월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오름세가 꾸준히 커졌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엔 농축산물가격, 유가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줄면서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겠지만 2%대 상승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를 상회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년엔 2% 가까이 상당 폭 높아질 것으로 봤다.한은은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올해 3월까진 0.4%에 머물렀지만 4~8월(1.2%), 9월(1.5%), 10월(2.4%)로 점차 오름 폭이 확대됐다.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상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다. 한은은 "국제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병목 장기화, 소비 회복세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이 상방 리스크로 잠재했다"며 "하방리스크로는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