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또 극장 영업제한…영화계 "특수성 예외 인정" 촉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을 비롯한 대형 할리우드 신작 개봉으로 오랜만의 특수를 기다리던 극장가가 다시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11월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이 중단돼 영업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16일 발표된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따라 현재 제한 없는 영화관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단축된다.

유례없는 흥행을 예고하고 있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상영 시간은 2시간이 넘는 148분으로, 평일 관객이 몰리는 저녁 상영 회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음 주 개봉을 앞둔 '매트릭스:리저렉션'의 상영 시간도 147분으로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상영관협회 등 영화업계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극장과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2년여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은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극장들은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 활동을 해왔다"며 "이 모든 조치는 코로나19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임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띄어 앉기, 취식 금지 등의 조치로 영화관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신패스관을 도입해 취식을 허용한 지난달 지방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후 취식은 다시 금지됐다.

앞서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이었던 기대작 '비상선언'이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개봉을 잠정 연기했고, 이달 29일로 개봉을 확정했던 '킹메이커'도 예정됐던 주연 배우 인터뷰를 취소하고 개봉 여부를 다시 저울질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