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구진 "오미크론, 하기도 증식속도 델타보다 70배 빨라"

"폐에서 증식속도는 10분의 1로 낮아"…"백신 맞아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기관지에서 증식 속도가 70배 이상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홍콩에서 나왔다. 16일 홍콩 영문일간 더스탠더드에 따르면 전날 홍콩대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곧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대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가 하기도(인후, 기관, 기관지, 허파를 포함하는 호흡기)에서 델타 변이와 기존 코로나(SARS-CoV-2) 바이러스보다 70배 이상 증식 속도가 빠르다고 밝혔다.

다만 폐에서의 증식 속도는 이들 바이러스보다 10분의 1 가량 현저히 낮다며,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지만 감염 환자들이 중증에 시달리지 않는 이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질병의 심한 정도는 바이러스의 복제(증식)만이 아니라 인체의 면역반응에 따라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자체의 병원성이 낮더라도 전염성이 강하면 더 많은 사람을 감염시킴으로써 더 심각한 질병이나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의 효과와 과거 코로나19 감염 이력을 부분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어 오미크론 변이의 전반적인 위협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대와 홍콩중문대 연구진은 지난 12일 화이자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감염 예방 효과가 32분의 1 이하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백신이 여전히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기대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가능한 이는 모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우려 변이'로 분류한 지 3주도 안 돼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미크론이 곧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이미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15일 모형 예측에 근거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가 내년 첫 두 달 이내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유럽경제지역(EEA)에 속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30개국에서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에서는 15일 현재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9명으로 늘어났다.

모두 해외 유입 사례다. 홍콩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70여개국을 입국 금지 목록에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