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빅테크 보험 규율, 보험사와 동일 규제 적용"(종합)

손보업계 CEO와 간담회…'라이더 보장 공백' 이륜차보험 개선하기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응해 영업방식 및 판매상품 제한, 금지행위 등에 대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아래 규율체계를 확립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이날 밀레니엄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손해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에서 보험업 진출이 임박한 '빅테크' 규제 수준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기존 손해보험사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보험회사의 신사업 진출 등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헬스케어 자회사 소유 등을 폭넓게 허용하고 플랫폼 기반의 종합생활금융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선불전자지급업무 등 겸영·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연계한 첨단 보험상품 도입을 유도해 적극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큰 상품이 출시되지 않게 개발단계부터 차단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정 원장은 "상품개발, 보험모집, 보험금 지급 등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 피해를 사전 예방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보험회사 자체 상품위원회 역할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상품개발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보호 상시감시시스템(CPMS)을 고도화해 보험모집 단계의 소비자 보호 취약요인을 개선해 불건전 영업행위를 예방하겠다고 정 원장은 말했다.

정 원장은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법인보험대리점(GA)의 과도한 수수료와 불완전판매가 간담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전하고, "GA의 판매 책임 강화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현재 검토 중이며 머지않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백내장수술과 도수치료 같은 비급여 '과잉의료' 항목의 보험금 지급 기준을 정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원장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20% 안팎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보험료율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실손보험 가입자가 약 3천900만명이고 자동차보험은 거의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보험료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해,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자동차보험에 대해 정 원장은 "그동안에 사고율이 좀 낮아진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해, 보험료 인하 논의가 전개될 여지를 남겼다.
손해보험사의 감독·검사는 다른 금융업권과 마찬가지로 사전예방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 간 균형을 도모한다는 방향을 거듭 제시했다.

정 원장은 "시스템리스크가 우려되는 보험사는 잠재리스크 예방을 위한 사전적 검사를 하고 리스크 수준이 낮은 보험회사는 자체감사를 통해 시정 능력이 충분히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감원과 손해보험업계는 배달종사자 등이 보험료 부담으로 영업용 이륜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장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이륜차 보험 보완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금감원이 전했다.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을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온라인 계약전환제도 도입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된다. 간담회에는 손해보험업계에서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 이명재 롯데손해보험 대표,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