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은 왜 '40세' 추신수에 27억원 안겼을까 [박한신의 커머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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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야구 실력으로만 따지면 나이가 더 많은 추신수 선수보다는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양의지 선수의 가치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SSG랜더스는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추신수 선수에게 안겨줬을까요. 당연히 야구 외적인 부분, 즉 '스타성'이 작용했다고 봐야하겠죠.신세계그룹은 시즌 내내 추신수 선수의 마케팅 효과에 감탄을 했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출신 선수니까 관중동원력은 당연하지만,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까지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스포츠뉴스 시간을 예로 들어볼까요. 보통 프로야구 뉴스를 다룰 때 언론사는 당연히 경기가 끝나고 최종 결과가 나온 팀, 그 중에서도 이긴 팀을 중심으로 해당 꼭지를 구성합니다.
그런데 추신수 선수가 활약한 날은 달랐습니다. SSG랜더스 경기가 끝나지 않았거나 심지어 패배했을 때도 추신수 선수가 홈런을 치면 'SSG'라는 이름이 메인 뉴스로 걸린다는 거죠. 추신수 선수가 어떤 메시지를 담은 말을 했을 때도 그 발언이 뉴스로 크게 보도가 되고요.
광고학에서는 비용을 들여 매체에 광고를 하는 것보다 보도 가치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훨씬 노출 효과가 크다 본다고 합니다. 신세계그룹이 비용이 높은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SSG'를 알리는 것보다 추신수 선수로 인한 효과가 더욱 크다는 거죠.국내 복귀의 '센세이셔널'함이 조금 떨어졌던 시즌 말미까지도 추 선수의 영향력은 이어졌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판단입니다. 올해 SSG랜더스는 박종훈, 문승원 두 주축 선발투수가 빠졌음에도 마지막 경기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펼쳤습니다. 여기에는 추신수 선수의 활약이 크게 도움이 됐죠.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경기. 이날은 때마침 신세계그룹이 최대 행사인 '쓱데이'의 마케팅에 공을 들이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주목도 높았던 이 경기에서 포수 뒷편 광고판에 쓱데이를 알리는 광고판이 경기 내내 노출되면서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죠.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