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오류 거듭하는 평가원…"폐쇄적 구조 수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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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수능 오류로 대입 혼선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 논란을 일으킨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대한 책임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제 오류 논란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만큼 출제 방식 개선, 관리감독 체계 개편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원은 이번 출제 오류 논란과 관련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3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불수능'으로 난이도 조절 실패
3000만원 소송 비용도 논란
"관리감독 시스템 개선" 목소리도
16일 평가원에 따르면 1993년 수능 제도 도입 이후로 수능 문제 출제 오류는 아홉 번째다. 2004학년도 국어 17번 논란을 시작으로 2008학년도, 2010학년도, 2015학년도에도 등 오류 논란이 불거졌다. 수능 도입 30년 동안 3년마다 한 번씩 출제 과정에서 오류를 범한 셈이다.교육계는 “평가원의 폐쇄적 문제 출제 방식으로 인해 거듭된 출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교수, 고등학교 교사 등으로 구성된 수능 출제위원단은 한 달여간 합숙하며 문제를 출제한다. 한 고등학교 진학 담당 교사는 “단기 폐쇄적 합숙 방식의 출제 과정을 총체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 난이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평가원은 6·9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의 적정 난이도를 조절했다고 설명했지만,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불수능’이라고 평가했다.이 같은 간극을 좁히기 위해 출제진과 검토진에 들어가는 교사의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수능 출제진은 교수 중심인데, 현장에서 학생들의 학습도를 고려하는 교사와 달리 교수는 변별력을 만드는 ‘킬러 문항’에 집중하는 편”이라며 “난이도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평가원에 대한 감독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평가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기관이다. 교육과 밀접한 기관이면서도 교육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교육부는 수능과 관련해 올해만 177억원의 예산을 평가원에 지원했다.
특히 평가원은 이번 소송에 3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평가원은 이번 소송에서 국내 대형 로펌 ‘빅7’ 중 하나로 꼽히는 법무법인 지평의 변호사를 선임하며 소송 비용으로만 3080만원을 썼다. 정답 효력정지 가처분 건에 대한 착수금 880만원과 본 소송 착수금 2200만원이다. 수험생 사이에선 “수험생 돈으로 고액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교육계 관계자는 “국가의 주요 시험을 출제하는 평가원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