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즐기려다 한순간에'…겨울 캠핑·차박족 중독사고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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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중독·화재 위험…최근 순창·합천 등에서 잇따라
전문가 "겨울 캠핑 자제해야…자주 환기하고 화기 취급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여행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 캠핑·차박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 방재 전문가는 난방 기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화재 위험을 경고하면서 '환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7일 오전 1시 42분께 전북 순창군 복흥면 도로에 세워진 승용차가 순식간에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다.
캠핑 중이던 차주는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승용차가 전소되고 캠핑용품이 모두 탔다. 승용차와 연결된 텐트내 등유 난로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마터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캠핑족과 차박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일산화탄소'다. 지난달 20일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합천댐 인근에서 일어난 부부 사망 사고의 원인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였다.
부부는 전날 일행과 캠핑을 하고 밀폐된 차에 난방용 LP가스를 켜둔 채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
불완전 연소로 누출된 일산화탄소는 소리소문없이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12월에도 캠핑용으로 개조한 버스에서 무시동 히터(경유 난방)를 켜놓고 잠을 청한 50대 남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무시동 히터에서 피어난 일산화탄소가 차 내부로 유입돼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이달 초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경대학교가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을 실험으로 몸소 보여줬다.
이 실험에서 밀폐된 1인용 텐트 안에 숯을 활용하는 화로를 넣어두자 2분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2천ppm까지 치솟았다.
사람이 의식불명 상태가 될 수 있는 수치다.
또 '불멍(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에 쓰이는 등유 난로를 밀폐된 텐트에서 켜자 일산화탄소 수치가 오르고 50분 만에 산소 농도가 14.7%까지 떨어졌다.
농도가 16%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두통과 매스꺼움을 유발한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캠핑·차박 시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환기'와 '화기 취급 금지'가 필수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은 겨울철 캠핑·차박을 권하지 않는다"면서도 "꼭 해야 한다면 일산화탄소가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LP가스, 등유를 연소시켜 열을 내는 제품들은 모두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며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소지하거나 일반 차량보다 환기 시설이 잘돼 있는 캠핑카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공 교수는 또 "밀폐된 공간에서 화기를 사용하면 산소 부족, 일산화탄소 누출도 문제지만 불이 날 위험이 크다"며 "2015년 강화도의 한 캠핑장에서 발생한 불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던 아픈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상식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 담당은 "캠핑용 난방기구 사용 시 가스 중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텐트 환기구를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숯을 이용한 화로 사용은 절대 금지된다"며 "안전한 캠핑을 위해서는 화로는 텐트 밖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채두 손형주 한지은 기자)
/연합뉴스
전문가 "겨울 캠핑 자제해야…자주 환기하고 화기 취급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여행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 캠핑·차박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 방재 전문가는 난방 기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화재 위험을 경고하면서 '환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7일 오전 1시 42분께 전북 순창군 복흥면 도로에 세워진 승용차가 순식간에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다.
캠핑 중이던 차주는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승용차가 전소되고 캠핑용품이 모두 탔다. 승용차와 연결된 텐트내 등유 난로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마터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캠핑족과 차박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일산화탄소'다. 지난달 20일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합천댐 인근에서 일어난 부부 사망 사고의 원인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였다.
부부는 전날 일행과 캠핑을 하고 밀폐된 차에 난방용 LP가스를 켜둔 채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
불완전 연소로 누출된 일산화탄소는 소리소문없이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12월에도 캠핑용으로 개조한 버스에서 무시동 히터(경유 난방)를 켜놓고 잠을 청한 50대 남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무시동 히터에서 피어난 일산화탄소가 차 내부로 유입돼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이달 초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경대학교가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을 실험으로 몸소 보여줬다.
이 실험에서 밀폐된 1인용 텐트 안에 숯을 활용하는 화로를 넣어두자 2분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2천ppm까지 치솟았다.
사람이 의식불명 상태가 될 수 있는 수치다.
또 '불멍(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에 쓰이는 등유 난로를 밀폐된 텐트에서 켜자 일산화탄소 수치가 오르고 50분 만에 산소 농도가 14.7%까지 떨어졌다.
농도가 16%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두통과 매스꺼움을 유발한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캠핑·차박 시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환기'와 '화기 취급 금지'가 필수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은 겨울철 캠핑·차박을 권하지 않는다"면서도 "꼭 해야 한다면 일산화탄소가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LP가스, 등유를 연소시켜 열을 내는 제품들은 모두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며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소지하거나 일반 차량보다 환기 시설이 잘돼 있는 캠핑카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공 교수는 또 "밀폐된 공간에서 화기를 사용하면 산소 부족, 일산화탄소 누출도 문제지만 불이 날 위험이 크다"며 "2015년 강화도의 한 캠핑장에서 발생한 불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던 아픈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상식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 담당은 "캠핑용 난방기구 사용 시 가스 중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텐트 환기구를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숯을 이용한 화로 사용은 절대 금지된다"며 "안전한 캠핑을 위해서는 화로는 텐트 밖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채두 손형주 한지은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