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지율 따라잡은 이재명 "촛불로 정권교체했지만 실망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앞선 것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턱밑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전 당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촛불 들어 정권을 바꾸었는데 내 삶은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는다는 실망감, 대단한 요구가 아니라 그저 삶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웠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물은 결과, 이 후보는 직전 조사와 같은 3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는 1%포인트 내린 35%였다.같은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같은 기간 1%포인트 하락한 37%였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인 1%포인트에 불과했다.

리얼미터 최근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1%포인트 이내로 따라잡았다. 지난 13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5~10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3043명 대상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39.7%로, 40.4%의 지지율을 기록한 문 대통령과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내 ±1.8%포인트) 내 차이다. 직전 조사에서는 이 후보 37.5%, 문 대통령 40.5%로, 두 사람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었다.
지금까지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의 3~5%포인트 수준으로 밑돌면서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 어려운 처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지율 격차가 점점 줄어들면서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민주당 당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후보는 "가진 돈 전부를 투자해 얻은 가게가 2년째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하는데, 희생만 감내하라고 하면 낙담하지 않을 사장님이 어디 있겠느냐"며 "4~5억 하던 아파트가 15억에 거래되고, 전세 가격마저 치솟아 막막해하는 청년들을 보면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해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반성한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지만,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저격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기득권의 저항은 맹렬하고 또 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정치는 무한 책임이다.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이 큰 법이고,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큰 법"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에 대한 실망은 그만큼 국민의 기대가 컸다는 반증(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방법은 개혁을 방해하는 기득권 세력보다 더 집요하고, 끈질기게 국민의 삶을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것, 언행일치의 자세로 실력과 성과로 증명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문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위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